올해는 이세돌이 고향팀에서 뛰게 될까.
최근 전남 신안군이 "올해 한국바둑리그에서 신안태평천일염팀이 신안군 비금도 출신인 이세돌을 주장으로, 이세돌의 친형 이상훈(7단)을 감독으로 영입해 팀컬러를 분명히 하고 팀을 새롭게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혀 바둑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안태평천일염은 전남 신안군과 지역기업인 태평염전이 공동으로 창단한 바둑팀으로 지난해부터 한국바둑리그에 참가했다.
신안태평천일염은 작년에도 이세돌을 주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공교롭게도 이세돌이 한국바둑리그에 불참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신안태평천일염은 이세돌 없이 2009한국바둑리그에 출전해 7팀 중 5위를 했다.
전남 신안군은 한국바둑리그에 참가하는 것 외에도 2008년 이세돌의 고향인 비금도의 폐교를 리모델링해 '이세돌기념관'을 개관했으며, 제13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전을 유치하는 등 바둑을 통한 지역홍보에 힘쓰고 있다.
신안군은 지역 바둑팀을 창단해 한국바둑리그에 참가하는 이유가 이 고장 출신 스타기사 이세돌을 내세워 지역홍보에 적극 활용하려는 것이므로 올해는 반드시 주장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해 한국바둑리그에 불참한 게 빌미가 돼 결국 휴직 사태까지 이르렀던 이세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올해는 한국바둑리그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세돌은 "한국기원 규정이 개정됐으니 이제는 의무적으로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국기원은 지난해 이세돌의 바둑리그 불참을 계기로 '랭킹 10위 이내 기사는 명인전 한국바둑리그 등 상금 순위 5위 이내 국내 기전에 반드시 출전해야 한다'고 소속기사 내규를 고쳤다. 이른바 '이세돌법'이다.
이세돌은 신안태평천일염의 주장 영입설에 대해서는 "아직 그에 관해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했지만 고향팀에서 뛰는 걸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안군의 '이세돌 주장 영입'이 성사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바둑리그 규정상 감독 선정이야 팀 뜻대로 할 수 있지만 선수 선발은 원칙적으로 드래프트 방식을 따르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안태평천일염이 이세돌을 주장으로 데려오려면 운 좋게 추첨에서 드래프트 순위 1번을 뽑거나 아니면 다른 팀의 양해를 얻어 선수 우선선발권을 부여 받아야 한다. 그러나 다른 선수도 아니고 국내 최강자인 이세돌을 우선 배정 받는다는 건 바둑리그 출전팀으로서 엄청난 특혜다.
다른 팀들이 드래프트 순위 1번을 신안태평천일염에 양보하는데 선뜻 동의할 지 의문이다. 사실 신안태평천일염은 작년에도 이미 지방자치단체가 어려운 여건 아래서 바둑팀을 창단했다는 점을 감안해 드래프트 순위 1번을 다른 팀들로부터 양보 받았다.
그런데 뜻밖에 이세돌이 갑자기 리그 불참 선언을 하는 바람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격'이 된 것. 그래서 '작년 일은 무효로 하고 올해 다시 혜택을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인데 한국기원 관계자는 "아직 2010 한국바둑리그 출전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 차후 출전팀들과 논의를 거쳐 좋은 방안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4월 출범 예정인 2010 한국바둑리그는 영남일보 KIXX 한게임 티브로드 신안태평천일염 하이트진로 바투 등 7개 2009 바둑리그 출전팀 가운데 바투가 빠지고 대신 인터넷바둑사이트인 넷마블과 포스코계열사인 포스코ICT가 새로 참여, 8개팀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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