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계의 샛별' 모태범(21ㆍ한국체대)의 '쾌속질주'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 쾌거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모태범은 은메달까지 추가하며 한국 빙상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18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결승에서 모태범은 1분09초12의 기록으로 샤니 데이비스(1분08초94ㆍ미국)에 0.18초 뒤져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모태범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개의 메달을 딴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모터범' 모태범은 쾌속질주를 이어가 아시아 빙상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각오다. 그는 빙상에서 아시아선수 최다 메달과 최초의 세 종목 메달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아시아선수가 한 개 대회에서 3개의 메달을 획득한 이는 한 명도 없다. 시미즈 히로야스(남ㆍ일본)가 98년 대회 500m와 1,0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한 뒤 2002년 대회 5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해 아시아 최다 메달을 기록하고 있다.
모태범이 21세의 젊은 피임을 고려하면 아시아 최다 메달리스트에 오르는 건 시간 문제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태범은 지구력이 빼어나기 때문에 21일 1,500m와 28일 단체 추발 결승에서도 메달 추가가 기대된다.
거침 없이 전진하고 있는 모태범은 내친 김에 한 대회 최다 메달 수확과 세 종목 석권으로 아시아 빙상의 신기원을 연다는 계획이다.
혜성 같이 등장한 모태범이 크지 않은 체구(177cm, 72kg)에도 불하고 세계 빙상 강자를 물리친 원동력은 뭘까. 신체 특징을 통해 살펴봤다.
낮고 안정된 자세로 쾌속 질주할 수 있는 상하의 '황금 밸런스'와 폭발적인 파워를 발휘하게 하는 '각근력' 등의 괴물 같은 체력이 '깜짝 메달'의 원천이 됐다. 신체 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하체다. 특히 허벅지 둘레와 각근력이 뛰어났다.
26인치(660mm)에 달하는 튼실한 허벅지 둘레는 빙판을 가를 때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최대로 저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각근력은 자기 체중을 100%로 봤을 때 빙면을 미는 능력을 환산한 수치로 폭발적인 질주의 근원이 된다.
오른발 372%, 왼발 368%의 각근력 수치를 나타낸 모태범은 이강석(좌우 평균 366.5%ㆍ한국체대)과 이규혁(369%ㆍ서울시청)을 압도한다. 단거리에서 중요한 항목인 출발 후 반응속도도 0.27초로 세계적인 수준.
라스트까지 스피드를 끌고 가는 능력치를 가늠할 수 있는 근지구력은 73%. 보통 우수한 선수들이 70%이기 때문에 모태범의 근지구력은 정상급이다.
체육과학연구원의 윤성원 박사는 "모태범은 스타트가 빠른 데다 근지구력까지 뛰어나 우수한 기록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태범은 '파워존'이라 불리는 복부의 배와 허리 비율이 1대1로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어 폭발적인 스피드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 과연 모태범이 남은 종목에서 메달을 추가, 밴쿠버 신화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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