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상위농가 20%의 평균 소득은 하위 20%의 평균소득보다 무려 11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농(都農)격차에 이은 이른바 농농(農農)격차, 즉 농촌에서도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이다. 농업인구의 고령화와 쌀값 하락으로 인한 시설재배농가의 증가, 시장개방에 따른 기업농의 증가 등이 그 이유로 꼽혔다.
1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95년 5.6에 그쳤던 농가의 소득 5분위 배율(하위 20%소득에 대한 상위 20%의 소득배율)은 2008년 11.2까지 커졌다. 13년 새 소득 격차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진 셈이다.
2008년 분위별 소득을 보면 5분위(상위 20%)농가는 연평균 7,328만원을 벌어들인 데 반해 1분위(하위 20%) 농가의 수입은 고작 655만원에 그쳤다. 4분위는 3,600만원, 3분위는 2,445만원, 2분위는 1,628만원이었다.
심화하고 있는 농촌 내 소득 격차의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하고 있는 농업인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채광석 농경연 연구위원은 "2007년 농가 소득별 가구주의 연령 분포에서 1분위의 절반 이상(52.5%)이 70대 이상 이었다"며 "고령화하고 있는 농업인구의 현실을 감안하면 농촌 내 소득 격차 확대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5분위에는 50대(41.1%)가 가장 많았다. 노인농가일수록 소득이 적고, 그나마 젊은 농가일수록 소득이 높다는 얘기다. 또 농 촌내 소득격차는 해마다 떨어지고 있는 쌀값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 관계자는 "쌀값이 하락하자 많은 농가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축산, 시설재배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어쩔수 없이 쌀농사만 고집하는 농가와 다른 고부가가치 작물을 생산하는 농가 사이에 소득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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