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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빙속 코리아 숨은 공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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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빙속 코리아 숨은 공신들

입력
2010.02.1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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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 '파워 프로그램' 금벅지 키웠다

'30년 지기' 연구원의 열정과 헌신이 '빙속코리아'로의 도약을 가능케 했다.

체육과학연구원의 윤성원 박사와 최규정(이상 54) 박사는 한국이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 빙상종목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할 수 있게 만든 숨은 공신들이다. 태극전사들의 전문 체력 담당관으로 소임을 다하고 있는 이들은 벌써 체육과학연구원에서 '과학의 힘'으로 선수들의 기록 향상에 앞장 선지 30년이 됐다. 핸드볼 선수 출신인 윤성원 박사는 스피드스케이팅 전문 체력 담당, 최규정 박사는 쇼트트랙 등 전체 종목을 총괄하는 실장을 맡아 대표팀을 돕고 있다.

대표팀의 '또 하나의 눈'인 이들은 선수별로 약점을 찾아낸 뒤 '운동처방전'으로 전력 강화를 도왔다. 최 실장은 "선수마다 어떤 체력 훈련이 필요한지를 측정한 데이터를 통해 찾아낸 뒤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자문한다"며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같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의 산물인 '파워 프로그램'은 한국이 연이어 금빛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들은 모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선전을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이 혀를 내두르는 하체 강화 훈련을 하는 풍경을 보고 '사고'칠 것을 예감했다고. 최 박사는 "스피드팀은 태릉선수촌 내 체육과학연구원 옆에서 일주일에 한 두 번씩 하루 종일 자전거 뒤에 타이어를 싣고 요란스럽게 하체 훈련을 한다. 사무실에서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파이팅이 넘쳐 일을 낼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그는 "쇼트트랙에서 축척 된 훈련 방식 등의 기술이 스피드스케이팅에 전이되면서 성과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빙속에서의 국내 인프라가 더욱 탄탄하게 굳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윤 박사는 "스피드 지구력 강화 프로그램에 집중했던 게 모태범과 이상화의 금빛 질주 원동력이 됐다. 또 99년에 실내 빙상 훈련장이 세워진 뒤 최근 5년 전부터 10개월 동안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개선된 관리 시설도 훈련량 증가를 도와 효과를 발휘했다"며 "특히 모태범의 경우 이규혁과 이강석을 통해 목표치가 변했고, 쇼트트랙처럼 코너워크 훈련을 통한 가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한국체대)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최 실장은 "지난 여름 이상화를 비롯해 스피드팀이 엎드린 채로 기합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어느 금요일 스피드팀은 매일 행하던 불암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체력 훈련을 했는데 랩타임이 평상시보다 훨씬 적게 나왔다. 이것을 눈치 챈 김관규 감독은 선수들이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돌아온 것을 실토 받아 저녁도 먹이지 않고 밤까지 체력 훈련을 시켰다"며 "아마 이 사건 이후로 스피드팀이 더욱 강한 체력 훈련을 했던 것 같다"고 코칭스태프의 보이지 않는 과학의 리더십을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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