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한 지붕 두 수장’ 사태,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 공모 관련 의혹 등에 대해 “이런 문제들을 정치적으로 풀려고 하면 절대로 풀리지 않는다”며 “좌와 우, 혹은 진보다 보수다라는 식으로 문화예술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문화예술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가 문화행정 파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자 유 장관이 자청해 이뤄졌다.
유 장관은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 공모 절차의 공정성 시비에 대해 “영화진흥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이 문제를 해명할 것”이라며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알아보겠으며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 재공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금 지급 조건으로 문화예술위원회가 한국작가회의에 ‘불법시위 불참 확인서’ 제출을 요구한 사안에 대해서는 “불법시위에 참석한 단체에 국민의 세금을 줘서는 안되겠지만 작가회의에 그런 식으로 요구하는 것은 저라도 기분이 나쁠 것”이라며 “방법론적으로 잘못됐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국립극단 법인화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라는 취지에서 추진하는 것인데, 심지어 이것까지 정치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 해임 문제와 관련해 유 장관은 “법원에서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문화부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이 업무상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항고한 것”이라며 “현직 위원장이 있는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최소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 전 우리에게 먼저 의견을 얘기하지 않은 점은 좀 섭섭하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과) 만날 필요가 있다면 만나겠지만 서로를 인정하는 상태에서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제가 직접 상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북한 요덕수용소의 실태를 다룬 뮤지컬 ‘요덕 스토리’에 공모 절차도 없이 문화부가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데 대해서는 “앞으로 예산 지원은 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덕 스토리’에 대한 지원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내막을 얘기하지 않겠다”며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았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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