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세종시 문제에 대한 당내 토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소장개혁파 의원모임인 '민본21'과 '통합과 실용'이 18일 국회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합동토론회에서 당론 변경 문제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통합과 실용' 소속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현실적으로 2012년 대선 때 세종시는 우선순위 공약으로, 누가 후보가 되든 세종시 정견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금은 예정대로 세종시를 건설하고, 세종시 성격에 대한 결정은 미뤄야 한다"고 '세종시 유보론'을 주장했다.
반면 '민본21'의 권영진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까지 끌고 가면 너무 부담이 크다"며 "3월4일부터 1박2일간의 의총을 열어서 자유롭게 발언을 하고 무기명 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친이계와 친박계는 당론 변경을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친박계 유정복 의원은 "실용적으로 이야기 했을 때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가 불가능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토론, 표결하자는 것은 분열만 보여주자는 것"이라고 당론 변경을 반대했다. 이정현 의원도 "세종시 문제는 빨리 종식해야 한다"면서 "의총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을 철회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친이계 진성호 의원은 "당이 깨진다고 토론을 안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김정권 의원도 "국회에서 수정법안이 통과될 수 없는 현실적인 벽이 있다고 해서 당내 논의조차 안 된다면 민주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며 당내 토론을 강조했다.
김성태 의원은 "제주도, 거제도 또는 백령도에서 개최하더라도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2박3일의 연찬회와 의총을 통해 당론을 정하자"며 "그 결과를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무성 정의화 황우여 박종근 이경재 의원 등 4선 의원들과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친박계 의원들은 의총소집 등을 통한 당론변경 시도가 당내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내대표는 3선 의원과 재선의원, 초선의원 등과도 만나 세종시 문제의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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