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커가는 북미 지역 태양광 시장의 선점을 놓고 한국과 독일 기업들이 펼치는 ‘그린 레이스(Green Race)’의 열기가 뜨겁다. 세계 태양광 시장은 금융 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부터 2013년까지 연 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 독일 등 세계적 태양광 기업들이 새 기술 보급과 제품 공급을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태양광 분야의 강자인 독일 기업의 아성에 한국 기업들이 힘껏 도전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캘리포니아에 총 130㎿ 규모의 전력을 25년 동안 캘리포니아에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16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중북부 지역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PG&E사가 지난주 삼성물산과 현지 업체 솔라매니저(Solar Managers) 합작사의 태양광 발전 사업 승인을 주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의 툴레어 카운티에 50㎿ 규모 발전소 1기와 20㎿ 짜리 발전시설(솔라 팜) 3기를 만들어 2012년 중순부터 가동하고, 나머지 20㎿ 규모 발전소 1기는 인근 킹스카운티에 세워 2013년 초부터 가동한다는 것이 골자. 130㎿는 하루 4만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지난달 22일 한국전력과 함께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사업 규모가 6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ㆍ태양광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이 협약은 온타리오 주에 총 발전 용량 2.5GW(2,500MW) 규모의 풍력ㆍ태양광 복합발전단지를 2016년까지 건설해 20년 동안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 미리넷도 이달 초 계열회사이자 태양광 사업을 위해 세운 현지법인 뉴솔라(N Solar Inc.)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 등 3개 관련 기관과 미국 내 태양광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MOU)를 맺고 태양광 발전에 쓰이는 틀인 모듈 공장 임대 계약을 마쳤다.
미리넷은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에 위치한 맥클라란 공단에 약 1만3,200㎡(4,000평) 규모로 옛 공군기지 건물을 개보수한 뒤 제조 설비를 구축해 내년 초부터 100㎿(메가와트)급 태양광 모듈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 계열회사인 미리넷솔라의 태양전지를 자체 수급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북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태양광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독일 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독일의 쇼트 솔라(Schott Solar AG)는 지난해 11월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미국 뉴멕시코주에 태양전지 공장을 설립했다. 앞으로 이 회사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지점을 개설해 태양전지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독일 큐셀(Q-Cells SE)도 캘리포니아 지역에 60MW 솔라팜 건설을 추진하는 동시에 이 지역을 새로운 판매 거점으로 삼아 현지 업체들과 손을 잡고 북미 지역 영업망을 확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산업 전문 리서치기관 럭스리서치(Lux Research)는 발전 시장 수요 급증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 등 미주 지역이 인센티브 정책을 강화하면서 현재(1.1GW)보다 9배가 늘어난 9GW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15년 이 지역 태양광 산업 규모는 전 세계의 36%까지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린뉴딜’ 정책을 표방한 후 올해부터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각종 인센티브 정책이 예고돼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적용한 가정과 기업 등에 시스템 운영 비용의 50%를 환급해 주는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리넷 관계자는 “무궁무진한 북미 시장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질 것”이라며 “어차피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태양광 업계로서는 신기술 개발과 제품,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