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군인들은 '인간 기니피그'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 파리지앵은 16일 기밀자료를 인용해 프랑스 정부가 1960년대 알제리 사하라 사막에서 핵실험을 하면서 자국 군인들을 생화학 무기 등의 실험대상인 설치류과 '기니피그'처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국방부는 1960~1966년 사이 알제리에서 핵실험을 하면서 현장에 보병을 파견했다. 르 파리지앵은 "이는 핵무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생리적, 심리적 효과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1961년 4월 25일 사하라 사막에서 '제르부아즈 베르트'(녹색 설치류)란 암호명으로 실시된 지상 핵실험에 파견된 군인 300명은 폭발이 일어난 지 불과 20분만에 핵폭발 중심부에서 700m이내로 걸어 들어가고, 트럭을 탄 군인들은 더 가까이 접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시 보병대는 방독면을 쓰고 실험지역으로 들어갔으나 얼마 후 단순한 마스크로 대체해야 했다며 "핵 공격의 여파 속에서 군사작전 수행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1960년대 프랑스는 사하라 사막에서 17회, 1960~1996년까지 총 210회에 걸쳐 지상ㆍ지하 핵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베 모랭 국방장관은 보도에 대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에 핵실험 피해자 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알제리, 폴리네시아 등지에서 핵실험에 참여했던 군인 연합을 대변하는 장-폴 테소니에르 변호사는 "국방부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며 "정부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파가 확대되자 프랑스 정부대변인 루크 사텔은 AP통신에"핵실험 관련한 보다 과학적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말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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