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박근혜계 의원들과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을 둘러싸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2005년 신행정수도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거론하며 “총 245개 중앙행정기관 중 49개의 이전을 수도분할이라고 말하는 것은 눈뜨고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따졌다. 권 실장은 이에 대해 “정부가 왜 국민을 속이냐. 사실상 수도분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의원은 권 실장의 재산신고 내역 중 경기 부천시의 임야를 지목하면서 “등기부 등본을 구해봤는데 해당 번지수의 주인은 최모씨였다”고 허위신고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권 실장은 “전산처리 시스템 문제로 인한 오기”라며 “의도적으로 속였다면 이 자리 오지도 못했다”고 반박했다.
친박계 이진복 의원도 ‘국무총리실장의 거침없는 막말 발언’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발언록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국민을 협박하고 정치인을 비판하는 게 총리실장이 할 일이냐”고 거칠게 쏘아 붙였다. 권 실장은 “저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되받아 쳤다.
이진복 의원은 또 참여정부 시절 권 실장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근무 경력을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있으면 배은망덕이라고 했을 것”이라고 몰아 붙였다. 하지만 권 실장은 “청와대에 있는 동안 세종시 원안 결정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권 실장은 지난 3일 한 토론회에서 “도시 전문가들 말로는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면 사회주의 도시라고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제 말로 인해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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