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일본에서 식품, 일용품, 여행 숙박요금 등의 최저가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1엔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은 반갑지만 가격 인하 경쟁을 부추겨 물가 하락을 장기화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지역정보수집업체 나비트가 운영하는 ‘마이니치 도쿠바이(每日特賣)’(www.navit-tokubai.jp)는 일본 전국의 슈퍼 전단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사이트다. 이 회사가 계약한 350명의 ‘지역특파원’이 매일 아침 신문 전단에 소개된 생선, 고기, 야채 등 신선식품이나 조미료 등의 할인 판매 가격을 입력해 이용자들이 점포별로 특별 판매 상품을 일람표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역특파원 역시 계약 사원들로 입력 상품 당 10엔 정도의 보수를 받는다.
도쿄(東京) 스기나미(杉竝)구 주부 3명이 3년 전 운영을 시작한 ‘고고(Go Go) 슈퍼’(gogosuper.in)는 가격 정보의 범위가 스기나미구 내로 좁지만 대신 지역내 슈퍼 12개 점포의 고기, 야채, 유제품 등 다양한 상품 가격을 꼼꼼하게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보기 귀찮은 사람을 위해 원하는 상품이 원하는 가격까지 내려갔을 때 그 정보를 알려주는 사이트도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 ‘코네코넷’(www.coneco.net)은 상품 최저 가격이 이용자가 설정한 수준으로 내려가면 메일로 이를 통지해준다. 충분히 싸다고 생각하는 가격을 찾기 위해 매일 컴퓨터를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회원제 숙박 예약사이트 ‘도쿠 트래블’(www.tocoo.jp)은 다른 예약 사이트와 달리 숙박 업소 정보를 인터넷에 올리는 비용을 호텔, 여관에게서 받지 않는다. 대신 그만큼 숙박료 할인을 요구한다. 또 투숙 5일 전부터는 숙박비를 하루 10%씩 할인해 숙박 전날 예약의 경우 50%까지 내리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업소는 공실을 줄여 좋고 투숙객은 숙박비가 싸서 이득이다.
하지만 치열한 가격 경쟁이 디플레 장기화를 부추길 우려도 없지 않다. 일본 내각부가 15일 발표한 지난해 4ㆍ4분기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해 과거 최대 하락폭이었다.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GDP 디플레이터는 물가 변동을 한눈에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달 말 총무성이 발표한 12월 전국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하며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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