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 및 20~30대 직장인 소비자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편의점업계가 10대 소비자에게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편의점 문화에 익숙한 데다 새로운 트렌드의 욕구가 강해 미래 강력한 주력 소비계층으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결제 수단이 달라지고 있다. 1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대에게 익숙한 모바일상품권, 디지털 쿠폰 등의 결제 방식을 강화하는 업체가 늘었다.
GS25는 온라인에서 결제와 동시에 제품의 아이콘(기프티콘)을 전송하면 받은 사람이 바코드를 내려 받아 편의점에서 제시하고 물건을 받을 수 있는 기프티콘 서비스를 지난해 60개에서 80개로 늘렸다. 이로 인해 지난해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84.7%나 늘었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이용하는 통신사에 따라 기프티콘(SKT), 기프티쇼(KT)로 이름 붙인 모바일상품권을 1월 한달 동안 2억6,000만원어치나 팔았다. 이 업체는 한 달 분의 용량을 미리 정해 놓고 이를 다 소진할 때까지만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쓸 수 있는 KT의 정액 요금제 비기알을 온라인이 아닌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비기알 구매고객에게 기프티쇼를 경품으로 제공하면서 10대들의 관심이 급증, 2009년 충전건수는 전년 대비 95.4%, 매출은 115.7%가 각각 증가했다.
요즘 편의점이 유독 온라인 콘텐츠와 연계된 상품 및 서비스를 늘리는 것도 10대 소비층 공략과 관련이 깊다. GS25에서 구입ㆍ충전할 수 있는 편의점 캐시는 넥슨,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싸이월드 도토리상품권 등 80여가지 온라인 게임과 콘텐츠에 이용할 수 있다.
10대 소비자의 힘은 편의점 PB(자사 브랜드)상품 기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6월 내놓은 '와라! 초콜릿' 우유는 출시 반년 만에 이 업체에서 유통 중인 10종의 초콜릿 우유 중 세 번째로 잘 팔리는 제품으로 떠올랐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와라! 편의점'의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으로 10대를 겨냥한 상품이다.
또 훼미리마트의 배터질라면은 10대 등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젊은 소비자들이 컵라면 하나로는 부족함을 느낀다는 점에 착안해 일반 용기라면(110g)보다 면 중량을 15% 늘려 내놓은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10대 청소년들은 편의점 활용을 하나의 또래문화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편의성을 살린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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