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방역당국과 축산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사람과 차량의 철저한 이동제한조치 등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구제역이 설 명절 ‘민족 대이동’을 계기로 다시 기승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는 21일. 지난달 29일 포천 창수면 젖소 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가장 최근의 것이다. 따라서 이달 20일까지 추가 발생이 없을 경우 구제역 사태는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중간에 설 명절이 끼는 바람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날씨마저 한층 따뜻해져 구제역 확산에 좋은 조건이 조성되고 있다.
구제역 2차 발생지인 포천 신북면의 한 마을이장은 “서울에 사는 아들에게 설에 오지 말고 안부 전화만 하라고 했다”며 “가축을 키우지는 않지만 한 달 이상 농장에 감금되다시피 하고 있는 축산농민을 돕기 위해 마을 주민들에게 왕래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공무원과 군인 등을 동원, 구제역 확산 차단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포천시의 경우 경찰과 군부대의 지원을 받아 22개 이동감시초소에 하루 1,000여명의 인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또 구제역 발생지 3㎞ 이내의 묘소 성묘객은 전신소독을 거치는 경우에만 출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꺼져가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명절이 되지 않도록 방역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통제초소에서 소독 등으로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구제역의 조기종식을 위해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중국 등 인근 국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해외에서 구제역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해외여행객에게 ▦현지 농장 방문 ▦동물원 등에서 동물 접촉 ▦축산물 반입 ▦귀국 후 72시간 내 축산농가 방문 등을 자제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포천=강주형 기자 cubie@hk.co.kr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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