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여검사들이 주도하는 여풍(女風)이 보수적 검찰 조직을 뒤흔들고 있다. 올해 신규 임용 검사 2명 중 1명이 여성인 가운데 공안 특수 등 주요 인지수사 부서에도 여검사들이 속속 전진 배치됐다.
1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국내 첫 여성 공안검사인 서인선(36ㆍ사법연수원 31기) 검사가 최근 청주지검 공안부에서 대검 부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검 부대변인은 대변인과 함께 김준규 검찰총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요직으로 통한다.
서 검사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03년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에 배치된 것을 시작으로 4년 이상을 공안검사로 근무했다. 서 검사를 필두로 공안에 몸을 담은 여검사는 꾸준히 늘어나 현재 전국적으로 22명에 달한다.
서울동부지검도 최근 공안ㆍ특수ㆍ금융조세 수석검사직을 강형민(42ㆍ29기) 박지영(40ㆍ29기) 김지연(43ㆍ30기) 검사 등 중견 여검사 3명에게 맡겼다. 부산지검 역시 이번에 처음으로 공안부와 강력부에 여검사인 김지연(35ㆍ32기) 허수진(37ㆍ34기) 검사를 각각 배치했다.
그간 검찰은 여성 임용에선 법원보다도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례로 법원은 이미 여성 대법관을 2명이나 배출했으나 검찰은 아직 검사장에 오른 여검사가 한 명도 없다. 그러나 갈수록 거세지는 여풍 속에 여성 검사장 탄생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첫 여검사장 후보로는 현직 최고참 여검사인 조희진(48ㆍ19기) 고양지청 차장검사가 첫손으로 꼽힌다.
한편 대검이 자문 등을 직접 제공한 드라마 '검사 마타하리'(SBS 4월 첫 방영)의 주인공(김소연 분)도 여검사로 알려져 검찰의 이미지 쇄신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대검 관계자는 "주인공 여검사 마혜리는 예쁜 옷과 화장을 좋아하는 여성미 넘치는 캐릭터"라며 "여검사 비중이 커진 현실과 '친근한 검사 이미지 구축'이라는 검찰총장의 바람이 적절히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여검사는 366명으로 전체 검사 1,780명의 20.6%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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