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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랑 인터넷 연재소설 '여기는 은하스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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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랑 인터넷 연재소설 '여기는 은하스위트'

입력
2010.02.1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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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슬픈 현실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를 일부러 밝게 썼습니다. 독자들이 웃으면서 소설을 읽다가 '내가 이렇게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과 함께 살고 있구나'라고 문득 깨달을 수 있길 바라면서요."

소설가 이명랑(37)씨가 여성 전용 고시텔에서 벌어지는 갖은 소동을 그린 장편 <여기는 은하스위트> (자음과모음 발행)를 냈다. 1989년 데뷔한 이씨의 일곱 번째 장편으로, 지난해 9~11월 인터넷에 연재될 때 140여만 건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작품이다.

소설의 무대는 강남의 한 낡은 고시텔. 작가 이씨가 한때 소설 집필을 위해 자주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허풍선이 아빠의 사업 실패로 또다시 빚쟁이에 쫓기게 된 스무 살 꽃미남 '황제'와 그의 엄마는 관리인으로 일하는 조건으로 아는 사람 소유의 여성 전용 고시텔로 피신한다. 금남(禁男)의 공간에서 황제가 머무는 방도는 여장을 하는 것. 그 와중에도 몸치장과 쇼핑에만 신경 쓰는 철부지 엄마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고시텔에 기거하는 여자들에 휩싸여 '여장 남자' 황제의 일상은 좌충우돌한다.

이야기의 큰 축은 황제가 고시텔에 사는 은행원 '완벽녀'에게 연정을 품고, 완벽녀는 은행의 VIP 고객 '민수'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삼각관계. 여기에 딸과 오해로 빚어진 불화를 겪으며 혼자 사는 '1호실 할머니', 부잣집 딸이면서 오토바이 폭주족인 '작은 수진', 고시텔 여자들의 돈을 들고 도망간 '주식녀' 등 여러 인물의 사연이 얽히고 설킨다. 이씨는 성적인 장면도 적절히 섞어가며 동시다발하는 이야기들을 능숙하게 다루면서 웃음보가 연신 터지는 '명랑소설'을 완성했다. 작가는 "그럴 듯해 보인다 싶은 문장은 일부러 뺐다"고 할 정도로, 속도감 있게 읽히는 쉬운 문장을 구사하는 데 신경을 썼다.

장편 <꽃을 던지고 싶다> <삼오식당> 등 자신의 출생지이자 생활 터전이었던 영등포시장을 무대로 한 일련의 작품으로 이름을 얻은 작가 이씨는 가출 소녀들의 일탈을 실감나게 그린 장편 <날라리 온 더 핑크> (2008), 예술고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청소년 소설 <구라짱> (2009)을 잇달아 발표하며 문학적 변신을 시도해왔다. 이씨는 "바로 지금 청소년들이 겪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청소년 소설에 관심이 많이 간다"며 "마무리 작업 중인 신작 청소년 소설과, 아파트에 사는 아이와 애완견의 이야기를 다룬 동화를 6월께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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