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31개 시·군 중 북부지역 10개 시·군을 관할하는 경기도 제 2청이 16일 개청 10주년을 맞았다. 그 동안 도2청은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본청에 예속된 태생적 한계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제2청 발족
2000년 2월16일 경기북부 균형발전을 위해 기존 경기도북부출장소가 경기도 제2청으로 승격됐다. 1967년 6월 북부출장소가 설치된 지 33년 만이었다.
출장소장(지방 2급) 대신 제2행정부지사(국가 1급)가 행정을 총괄하고, 조직도 4국·12과·36담당에서 1실·1국·19과·57담당으로 확대됐다.
당시 경기남부에 비해 개발에서 소외됐던 경기북부에서는 북부를 떼어 새로운 도를 만들자는 분도(分道) 논의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청 시대'가 열리자 경기북부에서는 독자적인 개발계획 수립 및 추진으로 지역발전이 가속화하고 행정서비스도 한 차원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현재 도2청은 한강 이북 의정부시 고양시 파주시 남양주시 구리시 포천시 양주시 동두천시 연천군 가평군을 관할한다.
10년간 부쩍 커진 덩치
경기북부 인구는 도2청 개청 때의 225만명에서 지난해 말 300만명으로 늘었다. 편의상 경기남부와 구분하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시, 경기남부, 부산시, 경남에 이어 5위 규모다.
기초지자체도 커져 양주와 포천은 시로 승격했고, 고양시는 지난해 기준 인구 93만명을 돌파해 100만명을 목전에 뒀다. 예산은 출범 당시 2,152억원에서 올해 3조2,733억원으로 1,421%나 급증했다.
주택은 52만8,101가구에서 79만9,284가구로 늘어 주택보급률이 104.1%에 이르고, 산업단지 면적은 52만3,000여㎡(7곳)에서 538만6,000여㎡(19곳)으로 10배 이상 넓어졌다.
고양 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 의정부 예술의 전당 등이 세워지며 문화인프라는 37곳에서 73곳으로 확대 됐다. 소방서는 6개에서 11개로, 경찰서는 8개에서 11개로 각각 늘어났다.
여전한 본청의 그늘
하지만 커진 규모에 비해 도2청은 '제 역할을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인사·예산 등의 주요 권한이 본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경기남부와 북부의 예산배정 비율은 일반회계 기준으로 7대 3 수준이다. 인사는 본청에서 큰 줄기를 행사한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과의 갈등 끝에 설치한 교육국과 미군반환 공여구역 업무를 맡고 있는 부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무가 본청과 겹친다.
그나마 있었던 감사권은 본청에 통합됐다. 본청 직원들도 2청을 승진 뒤 의무적으로 근무하고 돌아오는 곳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교통·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한계다. 자동차 수는 56만8,190여대에서 98만6,380여대로 배 가까이 많아졌지만 도로 연장은 3,221㎞에서 3,344㎞로 약 3.8%밖에 늘지 않았다. 지역경제 발전의 지표인 대학은 전문대 1개, 종합대학 1개 등 2개가 느는데 그쳤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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