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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도쿄는 킬링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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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도쿄는 킬링필드'

입력
2010.02.1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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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양국의 '사생결단 승부'가 한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을 뜨겁게 달군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FIFA랭킹 49위)은 14일 오후 7시15분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랭킹 40위)과 '벼랑 끝 승부'를 벌인다. 허정무 한국 감독과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은 최근 잇따른 부진으로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는 등 경질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어느 때보다 승리가 절실하다. 남아공월드컵행을 꿈꾸는 장신 스트라이커 이동국(전북)과 히라야마 소타(FC도쿄)의 최후의 생존경쟁도 그라운드를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궁지에 몰린 허정무 vs 오카다의 운명

'원정 첫 16강', '월드컵 4강'. 각각 허정무 감독과 오카다 감독이 밝힌 남아공월드컵 목표다. 하지만 둘은 본선무대에 당도하기도 전부터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허 감독은 지난 10일 중국전 0-3 충격패로 팬과 언론으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우위를 자신했던 중국에 득점 없이 비긴 오카다 감독도 동병상련의 기분이다. 경질 여론이 들끓고 있는 만큼 두 사령탑은 이번 맞대결을 통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 한다. 아시아맹주를 자신하던 한국과 일본은 중국 앞에 무너졌던 자존심도 되찾아야 한다. 특히 허 감독은 일본전에 대한 원한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15경기 무패행진(14승1무)을 이어가다 99년 9월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2연패를 당해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역대전적에서는 한국이 38승20무12패로 앞서 있지만 2003년 5월31일 친선경기 이후 7년 가까이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허 감독은 "일본은 정예 멤버들이 포진돼 있지만 두렵지 않다. 중국전을 통해 반성했고, 우리는 분명 우승하기 위해 왔다"며 필승 의지 밝혔다. 1승1패의 한국은 자력 우승이 힘들지만 일본(1승1무)에 우승컵을 내줄 수 없다는 각오다.

▲이동국 vs 히라야마 장신 공격수들의 생존경쟁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장신 스트라이커의 운명도 이번 대결에서 갈린다. 187cm의 이동국, 192cm의 히라야마는 팀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골잡이다. 하지만 두 꺽다리 공격수의 행보는 그다지 밝지 않다. '국제무대에서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나란히 최근에 A매치 득점포를 쐈다. 하지만 약체와 대결에서만 골감각이 발휘됐다. 이동국은 지난 7일 홍콩전에서 '주워 먹기 골'로 1,454일만에 A매치 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동국의 킬러 감각은 여전히 물음표다. 지난 10일 중국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완패의 빌미를 제공했고, 1월 전지훈련지에서 가진 A매치 핀란드, 라트비아전에서도 끝내 침묵했다. '5분용이라도 남아공에 가겠다'는 절박한 심정의 이동국은 일본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히라야마도 장신 공격수를 점검한다는 오카다 감독의 실험무대에 올라있지만 여의치 않다. 그는 A매치 데뷔전인 1월6일 예멘과 '2011 AFC 아시안컵' 예선에서 '해트트릭쇼'를 펼치며 기대를 모았으나 이후 3경기에서 만족할 만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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