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충북 괴산군 불정면 목도중ㆍ고교 강당에서 열린 이 학교 졸업식. 사회자가 ‘책을 들려 떠나 보낸다’는 행사 시작을 알리자 교사 19명은 졸업생 38명(중 20명, 고 18명)과 나란히 마주 서더니 예쁘게 포장한 책을 내밀었다. 제자들은 스승으로부터 받은 책을 졸업장과 함께 가슴에 품었다.
교사들은 지난해 말 겨울방학 직전 교무회의를 열어 졸업생들을 축하해 줄 이벤트를 궁리하다 용돈을 절약해 양서를 한 권씩 선물하기로 뜻을 모았다. 교사들은 졸업생 각자의 개성이나 취미를 파악해 가장 흥미로워할 분야의 책을 고르기로 하고 큰 도시에 있는 서점을 뒤졌다. 책 안에는 졸업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문구를 적은 엽서를 넣었다.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선물 받은 허슬기(19)양은 “책을 볼 때마다 선생님이 생각날 것 같다”며 “간호대에 진학해서도 선생님이 엽서에 적어주신 ‘매일 한 가지씩 의미 있는 일을 하면 그 일은 훗날 큰 결실이 되어 돌아온다’는 금언을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권오창(53) 교사는 “떠나는 제자들에게 책을 선물한 것은 앞으로도 책을 가까이 하며 늘 스스로 노력하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했다.
이날 졸업생들은 부모님과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영상편지를 방영했고, 재학생들은 플루트와 기타 연주, 사물놀이로 졸업을 축하했다.
괴산=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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