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이 아니라 많이 느끼죠."
12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 며칠 뒤 같은 장소에서 결전에 임할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이강석(25ㆍ의정부시청)은 12일(한국시간) 훈련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선배 이규혁(32ㆍ서울시청)에게 조금이나마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지 않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이규혁은 이강석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동료지만, 동시에 금메달 경쟁자이기도 하다.
4년 전 토리노동계올림픽 500m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두 번째 메달인 동메달을 목에 건 이강석. 그는 이후 진화를 거듭해 현재 500m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이강석은 "토리노대회 때 동메달로 이름을 많이 알리긴 했지만, 이후 국제대회에서는 이규혁 선배와 번갈아 우승했다"면서 "500m에서 몇 차례 지고 나서 자극이 돼 고삐를 조였다. 이규혁 선배가 없었다면 내 성격상 자만해서 운동도 안 하고 망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09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강석이 우승, 이규혁이 2위를 했고, 2009~10시즌 월드컵 5차대회에서는 이규혁이 우승, 이강석은 4위에 자리했다. 또 지난달 일본에서 끝난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는 500m, 1,000m 종합이긴 하지만, 이규혁이 우승, 이강석이 2위를 차지했다.
"초반 100m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 스타트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는 이강석은 "누가됐든 34초60이나 70정도는 돼야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이번 레이스를 예상하기도 했다. 이강석은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 코스레코드(34초80)를 보유하고 있어 특히 더 기대를 모은다. 그는 "선수촌 김치가 한국만큼 맛있다.
기름진 음식을 삼가고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하면서 가장 기록이 좋았을 때의 체중인 75㎏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전부 컨디션이 최상이라는 생각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석과 이규혁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놓고 다툴 남자 500m 결선은 16일 오전 10시28분 시작된다.
밴쿠버=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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