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끝났다. 잔치만 남았다.'
13일(한국시간) 오전 11시에 팡파르를 울리는 21회 밴쿠버동계올림픽 개막식 최종 리허설을 마친 자원 봉사자들은 이구 동성으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올림픽조직위는 그러나 리허설 참가 자원봉사자들이 행여나 개막식 프로그램을 발설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한 번 알려지면 급속도로 퍼질 수밖에 없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온라인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리허설에 참가했다는 한 시민은 12일 "캐나다 원주민들의 생활상과 고색창연한 대자연을 주제로 빛의 축제가 펼쳐졌다"면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이상으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번 개막식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개ㆍ폐막식 예술감독을 맡았던 데이비드 애킨스(55ㆍ호주)씨가 연출을 맡았다.
개막식이 열리는 BC플레이스 스타디움은 돔구장임에도 5만5,000명을 수용할 정도로 넉넉하다. 특히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레이저 등을 이용한 '빛의 축제'로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리허설을 지켜본 국내의 한 관계자는 "최근 화제를 모은 3D 전용영화 '아바타'를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화대 최종 점화자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로 불리는 웨인 그레츠키(49)를 주인공으로 점치고 있다.
그레츠키는 1979년 NHL에 데뷔해 1999년 은퇴할 때까지 894골을 넣었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 수상 횟수가 9차례에 이르는 캐나다의 '국민 영웅'이다. 그레츠키가 아이스하키 스틱으로 불붙은 퍽을 강타해 원거리의 성화대에 불을 붙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돌고 있다.
이밖에 골수암으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상태에서 의족을 한 채 암 연구기금 모금을 위해 캐나다 횡단 마라톤을 벌이다 숨진 테리폭스의 어머니 베티 폭스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밴쿠버=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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