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상반기는 물론 앞으로 상당기간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은 11일 오전 정례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0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2.00%까지 낮춘 후 12개월 연속 동결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금리동결은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최근 유럽발(發)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 불안으로 섣불리 출구전략을 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통위도 '통화정책방향'성명을 통해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성태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흐름에 대해선 낙관적 견해를 밝혔으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국내 경기는 수출과 내수 모두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고 생산활동도 제조업, 서비스 생산 모두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국내 경기는 올해 중에 완만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애초 전망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여러 가지 징후가 나온다면 금리를 인상해서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기본 인식은 변함이 없다"며 "다만 경제의 불확실성이나 예측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상황 전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매월 방향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리 동결 결정으로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가 상당히 멀어졌다고 전망했다. 박혁수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준 금리 동결 배경으로 ▦유럽국가 재정 문제 등 불확실성 ▦출구전략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반대입장 등을 들었다. 그는 "통화 당국이 이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친 것 같다"면서 "후임 한은 총재도 당분간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정부의 의중을 반영한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금리 인상 논란은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