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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스마트폰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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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스마트폰 증후군'

입력
2010.02.1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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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아이폰을 구입한 직장인 김모(35ㆍ여)씨는 잠시 혼돈 상태에 빠졌다. 택배로 배달된 아이폰 포장을 뜯었는데 매뉴얼이 없어 기존 휴대폰에서 빼낸 유심(USIM)을 어디에 꽂아야 할지 몰라 한참을 헤맸다. 다행히 통신사에 다니는 친구 덕분에 조금씩 방법을 터득하긴 했지만, 여전히 산 넘어 산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38) 차장은 직장에서 대화하다가 끊김 현상을 자주 느낀다. 동료가 스마트폰 용어를 늘어놓으면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가 쉽지 않다. 친구들이 트위터(쌍방향 동시다발 단문 문자 서비스)나 페이스북(미국판 싸이월드) 얘기를 하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이러다가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앞선다.

휴대폰과 노트북 기능을 한 데 모아놓은 스마트폰 열풍이 30~40대 직장인을 스트레스 구렁에 몰아넣고 있다. 이른바 '얼리어답터'를 따라해 보겠다며 아이폰을 구입한 사람은 적응의 어려움 때문에, 아직 사용해 보지 못한 직장인은 괴리감 때문에 고민이 적지 않은 것이다.

물론 스마트폰 기능을 다 익혔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없는 건 아니다. 대기업 기획조정실근무하는 김모(41) 부장은 얼마전 새벽에 그룹 회장으로부터 국제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왜 이메일에 회신이 없느냐"는 질책이었다. 김 부장은 밤중이라 스마트폰의 이메일 도착 알람 기능을 '오프'로 해놨고, 회장은 우리나라 현지 시간을 착각해 답장을 요구한 것이다. 자신의 해명으로 오해가 풀리긴 했지만 부장은 "아이폰이 스트레스 제조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회사원 최모(42)씨는 가정 불화까지 겪고 있다. 트렌드 따라잡기를 위해 구입한 스마트폰 '연구'에 빠진 나머지 집에 와서도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쓰면서 아내와 사이가 벌어졌다.

곽동수 한국싸이버대 교수(컴퓨터정보통신학부)는 "마치 압력밥솥을 처음 사용할 때처럼 적응기에 발생하는 부조화 현상"이라며 "한국적인 획일화 현상의 문제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원 최모(42)씨는 가정 불화까지 겪고 있다. 트렌드 따라잡기를 위해 구입한 스마트폰 '연구'에 빠진 나머지 집에 와서도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쓰면서 아내와 사이가 벌어졌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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