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고교 입학 예정 학생의 84.2%가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고교선택제’를 통해 지망한 학교에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거주지역 학교군(群)이 아닌 다른 학교군을 지망한 학생은 불과 24.9%만 희망 학교에 배정돼, 학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도입된 고교선택제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이런 내용의 2010학년도 일반고 입학 예정자 9만475명에 대한 배정 및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김경회 시교육청 교육감 권한대행은 “체육특기자를 제외한 일반배정 대상자 8만8,906명 가운데 7만4,816명(84.2%)이 희망학교에 배정됐으며, 15.8%인 1만4,090명은 희망과 무관하게 강제배정됐다”고 설명했다.
고교선택제는 서울 전역에서 2개교를 선택해 지원하는 1단계(정원의 20%), 거주지 학교군에서 2개교를 선택해 지원하는 2단계(정원의 40%), 통학편의를 고려해 거주지 인근 학교로 강제배정되는 3단계(정원의 40%)로 진행됐다.
평균 경쟁률이 4.5대1이었던 1단계에선 일반배정 대상자의 21.6%인 1만9,203명이 희망학교에 배정됐으나, 거주지 학교군이 아닌 다른학교군을 지망한 1만2,824명 중에선 24.9%(3,199명)만이 희망학교에 배정됐다. 이는 일반배정 대상자 전체의 3.7%에 불과한 수치다.
2단계에선 38.1%(3만3,868명)가 거주지 학교군의 희망학교에 배정됐다. 거주지학교군 내의 다른 자치구 소재 학교를 지망한 학생은 1만2,700명으로, 이 가운데 37.4%인 4,744명이 희망대로 배정됐다. 3단계에선 1만9,691명이 1,2단계에서 지망한 학교에 배정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4월 2차 모의배정때보다 희망학교 배정비율이 2.7%포인트 높아졌다”며 “1,2단계에서 떨어진 학생들을 3단계에서 희망학교에 배정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완전 추첨이었던 2단계 배정 방식이 근거리 거주자 우선 배정 방식으로 바뀌면서 선택권이 축소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고교 배정통지서는 12일 오전 11시 출신중이나 관할지역교육청을 통해 개인별로 배부된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