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치료에 쓰이는 레블란 PDT(Photodynamic Therapyㆍ광역동 치료)가 여드름 치료로 각광 받고 있다.
레블란 PDT는 햇빛에 노출되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레블란이라는 광감작(光感作) 물질을 투여해 병든 조직에 달라붙게 한 뒤, 빛을 쪼여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감작은 생물체에 어떤 항원을 넣어 그 항원에 민감한 상태로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레블란 PDT는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광과민성 각화증 치료제다.
이 시술은 아주 간단하다. 여드름균은 특정 햇빛 파장(415㎚)에 노출되면 포피린이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 물질이 도리어 여드름균과 피지선을 파괴한다. 따라서 햇빛에 노출되면 여드름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레블란 PDT는 이런 원리에 착안해 여드름 부위에 집중적으로 흡수되는 약물(5-ALA 성분)을 피부에 발라 광선을 쬐어 여드름균과 피지선을 파괴한다.
시술은 레블란을 피부에 바르고 1시간 정도 기다렸다 광선을 15분 정도 쬐면 끝난다. 다만 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으므로 48시간 동안 햇빛을 피해야 한다.
최근 국내 주요 병원에서 시술되고 있는 이 치료법은 여드름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균과 피지샘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여드름을 치료함으로써 기존 치료법의 불편함과 부작용을 해소했다.
레블란 제조사인 미국 DUSA가 2002년 243명의 여드름 환자를 대상으로 레블란 PDT를 임상 시험한 결과, 레블란 PDT군은 77%가 개선된 반면 대조군은 18%만 치료 효과가 있었다.
임이석 신사테마피부과 원장은"레블란PDT 시술은 보통 한두 번만 받아도 6개월 이상 여드름 개선 효과가 지속된다"며 "그러나 염증이 심한 여드름이나 재발이 잘 돼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피지선을 직접 파괴하는'고바야시 절연침'시술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대현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고름이 나오거나 5㎜ 이상 딱딱한 결절이 있는 중증 여드름 환자는 레블란 PDT보다는 먹는 약이 낫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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