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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에너지 절약" 호소할 때 정부부처는 전기 펑펑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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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에너지 절약" 호소할 때 정부부처는 전기 펑펑 썼다

입력
2010.02.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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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검토 등 최근 정부가 강력한 에너지 절약정책을 강조하는 가운데 정작 정부 부처들은 제대로 모범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에너지 절약 동참을 호소하던 지난해 11, 12월 전력사용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급증했다.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는 정부중앙청사, 문화체육관광부, 농촌진흥청, 국세청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요구해 받은 이들 기관의 '2008∼2009년 전기사용량과 요금' 자료를 10일 공개했다.

이중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정부중앙청사. 이곳에서 작년 한 해 사용한 전력은 2008년보다 31만kWh가량 줄어든 2,034만㎾h로, 월평균 169만5,000㎾h를 사용했다.

정부청사는 2008년에는 연간 총 2,065만9,000여kWh의 전력을 사용했다. 연간 사용량만 보면 1.5% 줄었으나, 반기 별로 나눠보면 냉난방 전력수요가 많은 하반기에는 전력 사용량이 급증했다. 하반기 사용량은 1,035만4,000여kWh로 전년 동기보다 20만9,000여kWh를 더 썼다.

특히 대통령이 에너지 절약 동참을 호소하던 작년 11, 12월 전력 사용량은 재작년 같은 달보다 4.1%, 5.1%씩 늘어난 164만9,000kWh, 183만6,000kWh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실내온도를 20도가 넘지 않도록 하라"며 에너지 절약을 위해 관이 먼저 솔선수범할 것을 독려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농촌진흥청, 국세청도 지난해 전체 전력사용량은 재작년에 비해 조금 줄었으나 연말 소비량이 급증한 현상은 같았다.

문화부는 작년 한 해 재작년보다 2만4,000kWh 가량 줄어든 총 116만 3,000kWh 전력을 사용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에는 재작년 하반기보다 8,000여kWh 늘어난 58만7천여kWh를 썼고, 특히 11,12월 두 달만 19만9,000kWh를 소비해 재작년보다 5% 이상 많이 사용했다.

농촌진흥청도 2008년에 비해 지난해 전력사용량을 39만4,000kWh 가량 절감했으나, 하반기만 비교하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만5,000kWh를 더 썼다. 국세청도 하반기 사용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만9,000kWh 가량 더 늘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연말에 에너지 사용이 늘어난 건 해킹 우려로 1인당 PC 2대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2,000대 정도 컴퓨터가 늘었고, 어린이집을 신설한 영향도 있다"며 "컴퓨터 사용 때 절전모드를 활용토록 하는 등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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