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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 고교선택제/ 인기 학군 진입장벽 여전히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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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 고교선택제/ 인기 학군 진입장벽 여전히 높았다

입력
2010.02.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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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지역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고교선택제를 통해 신입생의 84.2%가 원하는 학교에 배정됐으나, 강남 목동 등 이른바 선호학군에 대한 다른 지역 출신 학생들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문에 선호학군 문호를 대폭 개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1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고교선택제 신입생 배정 결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희망학교에 배정된 학생수는 총 7만4,816명에 이르지만 다른 학교군의 희망학교로 간 학생은 3,199명에 불과했다. 거주지학교군 안의 다른 자치구 희망학교로 배정된 학생 4,744명을 포함해도 거주지역 외의 지망학교로 배정된 비율은 전체의 9%선에 그쳤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적지 않은 학생들이 다른 학교군의 희망학교로 배정됐다"며 "1단계에서 지원율이 높았던 상위 10개 학교들의 경우만 봐도 기존 거주지 중심 강제추첨 방식으로는 절대 갈 수 없었던 학생들이 지망 학생수 기준으로 20~30%나 배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수치는 시교육청이 지난해 12월 고교선택제 시행 직전 원안을 수정한데 기인한 것이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초 고교선택제는 1,2단계 모두 완전 추첨 방식이었으나 시교육청이 2단계를 거주지 우선 배정 방식으로 바꾸면서 학생들의 선택권이 대폭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배정 방식상의 문제 외에도 중동고 등 선호학교로 꼽혔던 13개 학교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면서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는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선호학교의 숫자가 줄어든데다 근거리 거주자에게 우선권을 줘 학생들이 안정적인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이 선호학교에 지원했다가 탈락할 것에 대비해 실제 지원에서는 거주지역에서 가까운 학교나 시설이 좋은 학교, 교통편이 좋은 학교들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선호지역인 강남, 강서, 북부학교군의 경우 다른 지역 학생들의 배정률이 낮았다. 1단계에서 이들 지역의 경쟁률은 6.2대 1(강남), 5.6대 1(북부), 5.4대 1(강서)로 나란히 1~3위였지만, 이들 학군에 대한 다른 학군 학생들의 배정률은 각각 15.5%, 15.3%, 15.5%로 평균 배정률 24.9%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에 대해 김경회 교육감 권한대행은 "선호 지역 학교의 경우 원거리의 다른 학군 학생들도 지원을 많이 했지만 학교 근처 지역 학생들의 지원율 또한 높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 학생들의 배정 비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원이 몰린 강남과 목동 지역 고교는 학급당 학생수를 40명 이상으로 늘려 학생들을 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급당 학생수가 40명 이상인 학교는 강남과 목동 지역을 중심으로 20여곳에 이른다고 시교육청 측은 전했다. 반면 중부학교군의 경우 학급당 학생수는 30명선이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지원율이 저조한 학교에 대해서는 자구 노력을 강구하도록 하고, 적정 규모의 학교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폐교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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