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행선도 시장이다.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세계적인 패션업체 ‘H&M(Hennes&Mauritz)’이 한국에 직진출, 27일 서울 명동의 눈스퀘어(옛 아바타 건물)에 첫 매장을 연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본사에서 만난 칼 요한 페르손(35) CEO는 “패션감각이 매우 높은 한국에 첫 매장을 오픈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세계에서 인정받는 H&M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1947년 창립된 H&M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품목의 제품들을 단기간에 공급하는 ‘패스트 패션’ 분야의 선두주자다. 지난 한해 매출액만 18조6,000여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브랜드로, 자라, 유니클로 등 경쟁사를 압도한다. 현재 전세계 35개 나라에 2,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58위를 기록했다. 패션업계에선 루이뷔통그룹에 이은 2위다. 국내 패션계가 H&M의 진출을 최근 몇 년 새 러시를 이룬 글로벌 패션브랜드 진입의 완결판이자 본 게임의 시작이라고 보는 이유다.
페르손 CEO는 H&M의 성공 비결을 ‘스웨덴 특유의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창의성 높은 기업문화’에서 찾았다. 남녀노소의 의상은 물론 인테리어 소품에서 화장품까지 패션의 전 품목을 아우르는 다양성도 꼽았다. 그는 “제품의 종류가 많고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H&M 매장”이라며 “최신 유행부터 베이직까지, 매일 매장에 새로운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우리의 모토”라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는 H&M에겐 큰 기회였다. 다른 기업들이 주춤할 때 H&M은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 매출을 키웠다. 지난 한해 250개 매장을 새로 열었고, 올해에도 240개 새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페르손은 “경제위기를 맞아 개인 소비가 줄었지만 과소비가 아닌 적정 가치를 찾는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정착된 것이 오히려 H&M에겐 긍정적이었다”며 “경제가 다시 호황을 맞더라도 현명한 소비 트렌드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페르손이 자라나 유니클로 등 경쟁업체보다 한국 진출이 늦은 것에 대해서는“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한국은 유행을 선도하고 구매력이 높은 시장이라 오래 관심을 가져왔던 곳으로 명동과 같은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적당한 시기를 기다려온 것뿐”이라고 했다. 그는 “조만간 두 번째 한국 매장을 열기 위한 입지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H&M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코포레이트 나이츠’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성장에 노력하는 세계의 기업들 중 H&M은 4번째에 올라있다. 환경을 위해 유기농 면의 사용을 매년 50%씩 늘리는 한편 전세계 생산 공장과 매장에서 남녀 불평등이나 불합리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페르손은 “시장의 신뢰를 위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페르손은 1947년 H&M을 창업한 얼링 페르손의 손자로 지난해 7월부터 CEO를 맡았다. 한국 첫 매장 개점에 맞춰 이달 말 방한한다.
스톡홀름(스웨덴)=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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