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비중을 높이는 방식의 지배구조 변화가 오히려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킨다는 실증 분석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 최호상 박사는 9일 내놓은 '국내 은행산업의 소유-지배구조와 성과'논문에서 2001~2008년 국내 은행의 지배구조 변화가 수익성이나 안정성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 비중과 대주주 지분율 모두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에 사이에는 '부(-)'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10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2010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앞서 공개됐는데, 사외이사 비중이 늘어나면 경영 투명성과 이사회 독립성이 확보돼 경영성과가 좋아질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는 180도 다른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은행 안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사외이사 비중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또 최대주주 지분이 커질 경우에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주주의 비중과 은행의 수익성ㆍ안정성 사이에는 의미 있는 인과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최 박사는 "겉으로는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이지만, 실제로는 이사회 운영에서 사외이사의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 "국내 은행이 지배구조를 개선해 운영한 기간이 길지 않은 만큼 좀더 장기적인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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