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9일 본회의장 내의 국무위원 답변석 단상을 15㎝ 높였다. 그 이유는 최근 정운찬 총리와 장관들이 여야 의원들의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의 사례는 결정적 배경이 됐다.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6∙15 10주년에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이에 정 총리는 "6∙25 때 참전국 중 군대를 보낸 나라가 16개국"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6∙15 관련 질문에 뜬금없이 6 ∙.25 얘기를 꺼낸 것이다. 정 총리는 "정말 잘 안 들립니다"라고 항변했지만 의원석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회는 국무위원 답변석 주변의 심한 울림 현상으로 질문과 답변자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임시로 답변석 단상 높이기 조치를 취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총리가 답변석에서 잘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아 조치를 취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승수 전 총리 때는 울림 현상을 없애기 위해 방송 마이크를 교체했지만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울림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국회의장석과 국무위원 답변석이 본회의장에서 골짜기처럼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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