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유럽에서 동시다발로 터지는 악재에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1,72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가 18일만에 170포인트나 하락, 8일에는 1,550선까지 밀려났다. 한국일보의 긴급 설문에 응한 주요 7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모두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예상보다 빨라진 조정국면
전문가들은 해외 악재에 따른 증시 조정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국의 금융 규제는 예외지만, 중국의 긴축정책이나 PIGS(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 등 유로존의 재정적자 문제는 언젠가는 풀고 넘어가야 할 숙제였다는 것이다. ‘유로 존’ 재정적자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가 문제일 뿐, 국제공조를 통해 해법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양기인(대우) 센터장은 “중국긴축, 유럽재정적자 등 잠재해있던 변수들이 생각보다 빨리 불거져 나왔다”며 “당초 국내 증시가 1분기에는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2분기에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 시기가 앞당겨 졌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자금의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는 바람에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국내 증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얼마나 더 떨어질까
올 상반기에는 반등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다. 7인의 센터장 모두 1분기 중에는 1,500대 초반에서 바닥권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50포인트 가량 더 빠진다는 얘기인데, 한국투자증권 이재광 센터장은 1,500선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조정이 일찍 시작한 만큼 해외발 충격이 서서히 약화해 하반기에는 반등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구희진(대신) 센터장은 ‘한국 경제의 건전한 펀더멘털’을, 박종현(우리)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수출 개선 전망” 등을 이유로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부진에도 불구, 유망업종과 종목으로는 기존의 주도주인 정보기술(IT)와 자동차 관련주가 꼽혔다. 시장이 좀 진정되면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IT와 자동차의 대표주를 노려보라는 것이다. 둘 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가 예상되고, 특히 자동차는 최근 도요타 리콜 사태로 호기를 맞았다는 점이 추천 사유였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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