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실시된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투표에서 친러 성향의 야당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59) 전총리가 대선승리를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86.7% 개표 결과 야누코비치 후보가 48.6%를 득표해 45.8%를 얻은 율리아 티모셴코(49) 현 총리를 앞섰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모든 후보에 다 반대한다’에 기표한 국민도 4.5%에 달했다.
야누코비치 후보는 개표가 80%가 넘어서면서 8일 승리를 선언하고 티모셴코 후보의 총리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티모셴코 후보 진영은 자체 검표결과 오히려 야누코비치 후보에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며 선거결과 불복과 부정선거 소송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번 대선은 지난 2004년 국민들에게 관료주의와 부패 척결, 친유럽화를 약속했던 ‘오렌지 혁명’세력의 실패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의미가 있다. 오렌지 혁명으로 들어선 빅토르 유센코 현 대통령 정부는 혁명 동지들간의 끊임없는 정쟁과 우크라이나의 주요산업을 독차지한 재벌(올리가르히)에 휘둘리며 결국 경제를 국가 부도상태로 몰아넣었다. 이런 실책 때문에 유센코 대통령은 대선 1차투표에서 5위에 그치는 치욕을 당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수출하는 천연가스와 원유 파이프라인이 지나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양 후보의 외교노선은 특히 국제적으로 관심이 높았다. 야누코비치나 티모센코 모두 유럽과 러시아 모두와 관계 개선을 약속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소극적인 야누코비치의 당선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 이번 대선과정에서 친 러시아ㆍ친 야누코비치 성향의 동부와 친 유럽ㆍ친 티모센코 성향의 서부 간 지역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향후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고 독립국가를 유지할지, 아니면 동서로 분열될지 기로에 서게 됐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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