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18대 국회를 거치며 여성 정치인들은 '금녀(禁女)의 벽'을 잇달아 허물었다.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와 여성 대선주자가 나왔고,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2월 현재 14.8%)도 높아졌다. 하지만 여성의 광역단체장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여성 광역단체장은 한명도 없었다.
6ㆍ2 지방선거에선 만만치 않은 여풍(女風)이 불 조짐이다. 특히 지방선거의 꽃인 수도권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여야의 여성 전사들이 약 10명에 이른다.
서울엔 여풍이 일찌감치 상륙했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한명숙 전 총리는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다. 한 전 총리는 1월 친노계 모임에서 "국민이 요청하는 결정에 따를 각오"라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는 오세훈 현 시장을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대변인을 지낸 스타 정치인인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도 최근 서울시장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고 한다. 나 의원은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이다. 한 측근은 7일 "출마를 권유하는 분들이 많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나 의원이 당내 경선에 나오는 것 만으로 빅뉴스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권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오세훈 시장, 원희룡 의원, 나 의원을 포함한 3,4자 대결구도를 만드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박영선 의원도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3선의 추 의원은 당권 도전과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그가 연말 노조법 처리 과정에서의 당론 불복 시비 때문에 2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것이 변수다. 박 의원은 말을 아끼며 관망 중이다. 그가 비주류의 지원을 업고 경선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경기지사 후보로는 4선인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과 3선인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 등 여성 중진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서울과 경기의 여풍이 합해진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김 의원 측은 "김문수 현 지사의 재선 도전 여부에 따라 출마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 장관은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차출설이 끊이지 않는다.
17대 의원을 지낸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엄마들이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겠다"며 지난 달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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