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택 지음 옮김/지성사 발행ㆍ264쪽ㆍ1만2,000원
체중이 평균 이상으로 많이 나가면 건강을 걱정한다. 새벽 같이 일어나 운동을 하고 먹는 음식 양을 줄이려 애를 쓴다. '살이 너무 찌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니까.
그러나 정말 과체중이 심혈관 질환 등을 불러일으키며 건강을 위협하는 것일까. 무리한 운동을 해서라도 살을 빼야 하고, 음식을 앞에 두고 침만 삼켜야 하는 것일까. 미국에서 운동생리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딴 국민대 체육대학 교수인 저자는 단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비만과 건강의 관계는 과대포장됐다"며 체중이 높을수록 질병 발병률이 높고 당연히 사망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 반기를 든다. 예를 들어 과체중과 심혈관 질환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들은 개인별 운동량과 체력, 다이어트 습관, 스트레스 등 여러 변인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만과 과체중, 정상체중을 구분하는 척도로 흔히 쓰이는 신체질량지수(BMI)의 유용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체구성을 상관하지 않고 키와 몸무게로만 건강한지에 대한 여부를 가려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서양인에게 쓰이는 기준을 동양인에게도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비만은 인간이 만들어낸 상상의 질병"이라고까지 주장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비만의 위험성이나 다이어트의 유용성은 모두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만이 그리 위험하지도 않은데도 온 사회가 다이어트 열풍에 휩싸이게 된 이유를 저자는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우리가 이토록 비만을 경계하고 체중 감량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이와 연관된 이익집단들 때문이다. 우리는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242쪽)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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