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이 텅텅 비어 있어 국민들이 지켜보지는 않을까 좌불안석이었습니다."
지난주 국회 대정부질문이 진행될 당시의 본회의장 풍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초선인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7일 이렇게 대답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김형오 국회의장이 본회의 중 끝까지 자리를 지킨 모범생(?)으로 호명한 국회의원 중 한 사람이다. 국회의장이 교사처럼 회의 도중 일일이 의원들의 이름까지 불러가며 출석 체크를 한 사연은 이렇다.
4, 5일 진행된 대정부질문의 오후 속개 시간은 2시. 하지만 의사정족수(전체 의석수의 5분의 1)인 60명을 채우지 못해 이틀 연속 27, 23분씩 늦게 열렸다. 이에 김 의장은 4일 오후 질의 도중"지금 앉아 계신 의원들이 50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방청객 수보다 우리가 적습니다"고 말하며 자리를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이런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튿날 본회의장에서도 빈자리가 훨씬 더 많았다. 이에 김 의장은 작심한 듯 "방청석에 초등학생들이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가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반성 좀 합시다"라며 의원들을 질타했다.
4일 국회 본회의 임시회의록을 보면 전체 297명 의원 중 265명이 출석한 것으로 돼 있다. 개의할 때는 106명, 오후 속개할 때에는 61명, 산회할 때에는 54명만 자리를 지킨 것으로 기록돼 있다. 국회와 시민단체 등이 출석을 점검해서 공개하기 때문에 '출근' 도장 찍는 데는 신경을 쓰지만 수시로 조퇴하거나 지각한다는 뜻이다. 오죽했으면 "의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회의장에 앉아 있었는지 체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까.
지금 국회에서는 '국회선진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민들이 우선 바라는 것은 제도 개선에 앞서 기본에 충실한 국회의원들의 모습이다.
김성환 정치부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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