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LG전자 사내 비리를 고발했다가 '왕따'를 당한 뒤 해고된 한 직장인이 10년간의 외로운 투쟁 끝에 해고무효 판결을 받아냈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 김상철)는 회사 납품비리를 사내 감사팀에 고발했다 해고된 정국정(47)씨가 LG전자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등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뒤집고 "해고는 무효이고, 미지급한 평균임금의 30%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정씨가 LG를 상대로 벌인 '다윗과 골리앗 싸움'의 발단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대리였던 정씨는 자재 가격에 관한 비리를 내부 고발했다. 이에 회사 측은 "정씨를 사내 메일 수신대상에서 제외하라"는 보복성 메일을 직원들에게 발송했고 이후 정씨는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이후 정씨는 2000년 2월 직무태만 등의 이유로 해고당했다. 부당해고라며 반발하자 회사는 "있지도 않은 보복성 메일을 위조했다"며 정씨를 되레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 후 정씨는 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고,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직원은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정씨는 "10년간 흘린 눈물을 보상받는 것 같다"며 "조만간 출근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 잃어버린 10년을 겪었지만 내부 고발을 한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상고할 뜻을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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