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동호회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오던 경기 하남시 미사리 야구장이 폐쇄될 위기에처했다.
7일 하남시에 따르면 하남시야구연합회는 2002년부터 미사동 미사리야구장 일대 5만㎡에서 사회인 야구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야구장만 4개 면으로 대규모인데다, 한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운동하기에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
또 올림픽 도로, 외곽순환도로 등과 연결돼 있어 교통도 편리하고 넉넉한 게임 시간(게임당 3시간) 보장 등으로 인해 하남시는 물론 서울 등 수도권 지역팀들이 대거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토ㆍ일요일 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리그가 운영돼 현재 정식 가입 팀만 206개, 회원수는 3,500명을 넘는다. 비정기적으로 사용하는 팀까지 고려하면 미사리야구장을 이용하는 사회인 야구동호회 숫자는 4,000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야구장 부지를 소유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지난달 15일 "불법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라며 사실상 야구장 폐쇄 조치를 내리면서 야구장이 졸지에 사라질 운명에 빠졌다.
야구 경기를 진행하려면 백 네트, 펜스, 덕 아웃, 벤치 등 안전 시설물들이 필요한데, 서울국토청은 이같은 미사리야구장내 시설물을 불법으로 간주한 것이다.
야구장이 지목상 '하천(한강)'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하천법의 적용을 받고, 하천에는 '고정식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으므로 철거해야 한다는게 국토청의 논리다.
국토청의 이런 방침은 지난해 12월 한 투서가 접수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그 운영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추정되는 한 민원인이 3차례에 걸쳐 "불법 시설물을 설치해 야구를 하고 있다"며 국토청 등에 이의를 제기하자 국토청은 하남시에 시설물 설치 공문을 보낸 것이다.
이 때문에 20일 예정됐던 '하남시 사회인 야구 리그 개막식'이 무기한 연장되는가 하면 리그 가입비 환불, 대체 리그 가입, 대체 야구장 마련 문제 등으로 미사리야구장을 이용하던 사회인 야구동회팀이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연합회 측과 소속 팀들은"지난 9년 동안 한강 오염이나 안전사고 등 아무런 문제 없이 야구를 즐겨왔는데 지금와서 야구장 문을 닫으라고 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 처분"이라는 입장이다.
연합회 측은 올해 하남시와 함께 9,300만원을 들여 이 지역을 야구장으로 정식 활용할 수 있도록 '하천 점용 허가' 용역 작업을 추진했었다. 2011년 부터는 정식 허가 후 리그 운영 계획도 세워놓았다.
연합회 및 각 팀 대표 200여명은 최근 하남시 사회복지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열어 "경기를 할 때만 최소한의 '이동식 시설물'을 설치하고 경기가 끝나면 다시 철수하도록 한이 있더라도 일단 야구를 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 해 국토청의 철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국토청 측은 "이동식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괜찮지만 하천에 고정식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하남시로부터 정식으로 하천 점용허가 요청이 들어오면 허가 여부를 검토하겠다" 고 말해 협의의 여지를 남겼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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