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한가지로 평가한 '좋은 고교'란 어떤 학교일까. 김진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7일'좋은 학교 찾기- 수능 점수 분석을 통한 학교평가' 논문에서 '좋은 고교'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 논문을 9일 열리는 한국경제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2005~2009학년도 전국 2,225개 고교의 수능 점수를 분석해 '좋은 고교' 유형을 제시했다. ▦수능 평균 성적이 높고 고른 성적 분포를 보이며 ▦꾸준한 성적 상승으로 상위권 학생은 늘고 하위권은 줄어들며 ▦재수생 수가 적고 재학생과 재수생 성적 차이가 크지 않는 학교 등이'좋은 고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킨 학교는 비평준화 지역 사립고라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 평준화 지역 고교 보다 중소도시 및 농어촌을 중심으로 한 비평준화 지역 사립고가 '좋은 고교' 유형에 훨씬 많이 포함돼 있다는 뜻이다.
평균 성적이 높고 성적 분포가 고른 고교는 431개교 였으며, 남녀 공학에 비해 남고나 여고, 비평준화 지역 사립고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좋은 고교'의 또다른 유형인 성적이 꾸준히 오른 학교(상위권 증가, 하위권 감소)의 경우 전국적으로 9개교가 해당됐는데, 비평준화 지역 사립고가 대부분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상위권 학생들로 이뤄진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는 성적 향상도가 높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는 '학교 효과' 보다는 '학생 효과'가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좋은 고교'란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모아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아니라 재학생들의 성적을 고르게 향상시켜주는 학교"라며 "시ㆍ군 지역 비평준화 고교가 하위권 학생이 줄어드는 등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철현 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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