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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故 이병철 회장 추모서적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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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故 이병철 회장 추모서적 붐

입력
2010.02.0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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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은 고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맞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을 일군 고인의 삶과 업적을 재조명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병철, 거대한 신화를 꿈꾸다> <이병철의 기업가 정신> <크게 보고 멀리 보라> 를 비롯해 고인을 어린이와 청소년의 롤 모델로 제시한 <너의 이름보다는 너의 꿈을 남겨라> <행동하는 사람이 꿈을 이뤄요> 등 올 들어 나온 책만 6종이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펴낼 회고록 등 더 나올 책도 많다.

이 책들은 한결같이 고인의 기업가 정신과 불굴의 삶을 기린다. 인재를 아끼고, 남다른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혁신을 거듭하며 ‘사업보국’에 앞장선 큰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2007년 삼성 비리를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 는 고인이 일으킨 삼성의 2대 후계자, 이건희 전 회장의 삼성에서 7년 간 일하면서 보고 겪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삼성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며 삼성을 다시 생각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고인을 겨냥한 책은 아니지만, 탄생 100주년의 추모 기류와 엇나가게 박은 쐐기라고 하겠다.

고인의 위업을 깎아내릴 뜻은 없다. 그러나 역사적 평가는 엄정해야 한다. 고인의 행적에는 1966년 삼성 계열사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 등 어두운 과거도 포함돼 있다. 오점만 부각시켜 공격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겠으나, 고인의 삶을 다룬 책이 그런 측면을 언급조차 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지나친 호의로 그럴 수도 있다고 옹호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보는 책에서 그리 하는 것은 마래 세대의 정신을 왜곡하는 일이다. 정당한 존경과 객관적 평가가 균형을 이룬 책을 보고 싶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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