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수백 수천 개의 크고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다. 하천은 국가나 지자체 소유다. 바닥과 제방이 공공의 재산이다. 그러므로 하천 제방이 무너지지 않고 물이 잘 흐르도록 관리하고, 주변 농지나 지대가 홍수로 피해 입는 것을 막는 책무는 국가가 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정부의 4대강 치수 사업은 본말이 뒤집혔다는 생각이 든다. 왜 하필 거대 강 사업인가. 지금 지방 농어촌 곳곳에 산재한 작은 하천들을 끼고 사는 힘 없는 주민들은 큰 비만 오면 전전긍긍한다. 제방도 부실하다.
어떤 강은 법적 소유권이 개인에게 있는 땅을 끼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가 사유재산을 수십 년째 무단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한 그 어떤 책임감이나 부채의식도 느끼지 않는 듯하다. 힘 없는 밑바닥 농민들의 고통 같은 것에는 티끌만한 관심도 없는 듯하다.
정부는 반도체나 자동차 한국의 신용등급 같은 거창한 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다. 4대강에 요트가 떠다니고 강변에선 만날 축제가 열릴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또 선거만 준비하고 있는 것인가. 정치만 있고 민생 정책은 없다. 전국을 실핏줄처럼 잇고 있는 소하천 치수 사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홍수는 천지를 쓸고 갈 수 있고, 그 걱정에 농민과 서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신유섭(전북 고창군 아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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