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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나무사전' 저자강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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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나무사전' 저자강판권

입력
2010.02.0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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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름은 의미를 담아 짓는데 나무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는지 궁금했습니다.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들의 기초적인 의문이죠."

<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 (2002) <나무 열전> (2007) 등 나무에 대한 교양서들을 내놓았던 강판권(49ㆍ사진) 계명대 사학과 교수가 이번에는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 (글항아리 발행)을 내놨다. 10년에 걸친 자료조사와 답사의 결과물로 나무 217종에 대한인문학적 지식을 백과사전식으로 담고 있다. 나무 이름의 유래가 기본정보이고, 학명 분석, 나무와 관련된 동서양의 문학과 회화 등도 소개하고 있다.

1,1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어느 곳을 펼쳐도 흥미로운 나무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상식을 깨뜨리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빨간 열매가 달린 보리수나무는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나무와 전혀 다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보리수나무의 한자 표기는 열매가 보리 알갱이를 닮았다는 뜻의 '맥립(麥粒)'으로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거목 보리수(菩提樹)와 다르다. 선비의 무덤에 심어져 '학자수'라는 별칭을 얻었던 회화나무, 어머니의 이름이 해당부인이라 해당화에 대한 시는 한 편도 남기지 않았다는 두보의 이야기 등은 '나무인문학자'로 불리는 강 교수의 공력을 실감케 한다.

중국의 낱말풀이사전 <이아> , 초목사전 <본초강목> , 조선의 농서 <사시찬요> <농상집요> 등을 참고문헌으로 삼았다는 그는 "도대체 왜 이렇게 이름을 지었는지 알 수 없는 나무가 너무 많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가령 사철나무는 이 나무 외에도 늘푸른나무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체성을 드러내기에는 부족한 이름이라는 것. 반면 플라터너스의 고유명칭인 버즘나무는 이 나무의 껍질이 버짐을 닯았다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한다.

강 교수는 중국농업경제사를 공부하던 박사과정 시절부터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본격적으로 나무에 관한 인문서를 써왔다. 2002년부터는 대구지역의 나무 애호가들과 함께 '나무세기'라는 모임을 만들어 매주 전국의 숲을 누비고 있다. 이 모임 회원은 저마다 나무 이름을 애칭으로 삼고 있는데, 강 교수는 자신의 애칭은 '쥐똥나무'라고 소개했다. "제 키가 작기도 하지만, 쥐똥나무는 아파트 도로 주변의 울타리로 많이 쓰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나서지 않고 제몫을 묵묵히 감당하는 울타리처럼 나무 공부를 하겠습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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