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생명의 최대 관심사는 다음달 중순께로 예정된 증시 상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상장으로 늘어날 자본금 규모나 보험업계에 미칠 파장 같은 '현실적' 영향을 분석하는데 분주하지만, 대한생명은 상장으로 기대되는 '무형적' 가치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상장을 통해 주주와 시장 관심과 감시가 강화돼 경영 투명성이 높아지면, 보험사의 근본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대외신인도 역시 올라간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런 무형의 자산가치 상승에 더해 확충된 자본력을 이용하면 명실공히 글로벌 종합 금융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대한생명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성장보다는 손익관리에 주안점을 두고 내실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상시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보험설계사(FP) 경쟁력 강화, 불완전 판매율 근절, 고객서비스 제고 등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펼쳐왔다.
이런 노력의 성과로 대한생명은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소비자불만 자율관리 프로그램(CCMS)' 인증기업으로 선정됐다. CCMS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소비자 불만사항을 사전에 최소화하고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불만과 피해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
대한생명은 2007년 얻은 CCMS 인증기간(2년)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공정위에 재평가를 의뢰했고 소비자불만 처리 프로세스, 소비자불만 사전예방 활동, 상품 및 서비스 품질 개선 등 17개 항목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불만처리 관리 시스템인 '소리샘(VOCㆍVoice of Customer)'과 고객의 가정이나 사무실을 방문해 업무를 대행해주는 '찾아가는 서비스' 등의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한생명은 또 지난해 국가고객만족지수(NCSI) 평가에서 단독 2위를 획득한 데 이어 올해도 고객만족 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2010년을 'CS(고객만족) Boom-Up'의 해로 정하고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불만을 예방하기 위해 현장 중심의 완전판매 교육을 1~3월 실시하고, 지속적인 CS특별교육을 실시하여 CS문화를 전 직원들에게 전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메일 안내장을 통한 녹색경영도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회사의 각종 안내장을 받아보는 고객이 430만여명에 달하는데, 이들 가운데 종이 안내장 대신 이메일 등으로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110만명에 이른다.
2008년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디지털 안내서비스'는 우편물 유실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고, 고객이 필요할 때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로서는 종이 안내장 발행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종이의 원료인 나무를 보호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한생명이 1년간 발송하는 모든 안내장을 이메일로 대체하면 30년된 나무 1만 그루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다.
대한생명은 지난달 연말정산 시즌을 맞아 고객들에게 우편안내장 대신 이메일 안내장을 받도록 권유하고, 이메일 정보를 입력하는 고객들에게 노트북, 닌텐도, 문화상품권 등 경품을 증정하는 녹색금융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전자청약 시스템도 녹색금융 활동의 일환이다. 별도의 서류작성 없이 인터넷으로 보험 청약 업무가 가능한 '전자청약 시스템'을 통해 FP가 전자 청약서를 발행하면 고객이 대한생명 홈페이지에서 관련 서류에 체크하고 공인인증을 통한 전자서명으로 청약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대한생명은 "전자청약 시스템 도입으로 청약서, 계약전 알릴 의무사항, 상품설명서, 비교안내문 등 20장에 달하는 관련 서류를 작성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보험청약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