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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 책 - '당찬 여자들, 세계의 끝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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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 책 - '당찬 여자들, 세계의 끝으로 가다'

입력
2010.02.0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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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닌 에킨스 글ㆍ듀산 패트릭 그림ㆍ이민아 옮김 / 비룡소 발행ㆍ324쪽ㆍ1만3,000원

프랑스 태생의 잔 바레(1740~1803)는 세계일주에 성공한 최초의 여성이다. 그는 한 식물학자의 가정부였다.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형편없던 시절이라 남장을 한 채 전 세계를 누볐다. 일행이 괴혈병으로 줄줄이 쓰러지는 극한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모험을 계속했는데, 당시 수집한 식물 표본은 지금도 유럽의 여러 자연사박물관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당찬 여자들, 세계의 끝으로 가다> 는 잔 바레처럼 당찬 12명의 여성 탐험가를 소개하는 교양서다. 남성 탐험가들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탐험가 열전인 셈이다. 백나일강의 발원지를 처음 발견한 플로런스 베이커(1836~1916), 페루에서 가장 높은 우아스카 산을 최초로 정복한 애니 스미스 펙(1850~1935), 최장 깊이 잠수 기록을 세운 실비아 얼(75), 여성 최초로 남극점과 북극점에 모두 간 앤 밴크로프트(55) 등이 주인공이다.

저자는 책 후기에서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그들이 남긴 책, 일기, 편지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역사책처럼 딱딱하지는 않다. 상상력을 가미한 대화문과 현장 묘사를 통해 악바리 여성 탐험가들의 이야기를 소설처럼 흥미롭게 풀어낸 덕분이다.

이 책에서 참정권을 얻기 이전의 여성들은 투철한 도전정신을 가졌어도 남편이나 남성 탐험가와 동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1세기는 다르다. 저자는 아마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딸들아, 너희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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