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거포 김요한(LIG손해보험)의 '아브라카다브라 댄스'와 리베로 여오현(삼성화재)의 백어택도 메인 공연 '가빈쇼'에 비하면 부수적인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올 시즌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는 가빈이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V리그 올스타전에서 화끈한 팬서비스로 '왕별'을 가리는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센터와 라이트, 레프트 등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한 가빈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16점을 기록하며 인터내셔널팀의 61-58 승리를 주도했다.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가빈은 선수 소개 때 만원 관중(6,112명)으로 꽉찬 장충체육관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는 '저질 댄스'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여성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냈다. 인터내셔널팀의 중심인 가빈은 속공 플레이로 첫 득점을 올리며 '가빈쇼'의 서막을 알렸다. 용병들 중 센터가 없는 탓에 중앙을 책임진 가빈은 국내올스타팀의 공격을 차단하는 데 앞장섰다. 이어 측면으로 자리를 바꾼 뒤에는 고공강타를, 후위에서는 전광석화 같은 백어택으로 코트를 달궜다.
이날 올스타전은 토종과 용병의 대결구도로 초반부터 긴장감이 넘쳤다. 국내 선수들은 가빈이 강스파이크로 코트를 휘젓자 세트플레이로 응수했다. 국내올스타팀의 '책략'도 가빈을 막지 못했다. 박철우는 '부정선수'를 자처하며 상대팀의 가빈과 교체를 감행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고의적인 네트터치로 국내올스타팀의 점수를 올려준 박철우는 곧바로 다시 교체돼야 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가빈 역시 국내올스타팀으로 건너가 '부정에는 부정'으로 맞서는가 했지만 오히려 고공강타를 퍼부어 점수를 보탰다.
가빈은 파워 넘치는 플레이뿐 아니라 돌발 행동으로도 팬들을 즐겁게 했다. 2세트 도중 국내올스타팀의 벤치로 뛰어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구두를 닦는 애교 섞인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낸 것. 가빈은 "너무 흥겨운 무대라 신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압도적인 표차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가빈은 1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편 서브킹 콘테스트에서는 강동진(대한항공)이 111km의 강서브를 날려 우승했다. 여자부에서는 대타로 출전한 오지영(도로공사)이 95km로 상금 100만원을 거머쥐었다. 여자부 MVP는 김민지(GS칼텍스)가 차지했다. 앞서 열린 남자부 코칭스태프와 여자코칭스태프간 이벤트 경기에서는 신영철과 김상우 감독대행이 맹활약한 남자부가 21-18로 이겼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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