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사 철이 되면, 국내 대기업 임직원 사무실엔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들어오는 선물들이 있다.
취임이나 승진 축하 문구가 적힌 난이나 화분 등… 하지만 국내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SK텔레콤의 사무실에서는 이런 것들이 좀처럼 수명을 다하지 못한다.
전사 차원에서 모두 거둬 사내 판매에 들어가고 수익금은 전액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되는 이유에서다.
설이나 추석 명절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협력업체에서 SK텔레콤 임직원들에게 보낸 선물들은 전부 돌려 보낸다. 반송이 어려운 품목은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의 결연단체에 전달된다.
SK텔레콤 윤리경영은 사내 구성원들로부터 시작된다. 투명성 제고와 효율적 경영을 통한 기업 가치 창출을 기본 이념으로 한 SK텔레콤 고유의 경영 방침 때문이다.
최고 경영자를 포함한 전 구성원들이 윤리 규범 준수 서약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사회 산하엔 '기업시민위원회'를 두고, 투명경영 실현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www.sktelecom.com) 상에서도 별도의 '윤리상담센터'를 구축, 윤리경영에 대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면서 SK텔레콤 윤리경영의 범위는 노동과 환경, 인권 문제를 넘어 반부패 및 지구 온난화 분야로까지 널리 확대되는 추세다. SK텔레콤이 2008년5월, 인권과 노동, 환경, 반부패와 관련된 10대 원칙으로 구성된 'UN글로벌 콤팩트'에 국내 4대 그룹 관계사로는 최초로 가입한 사례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환경윤리 실천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2008년부터 자연공조냉방기 570대를 도입하며 에너지 절감 대책을 추진, 연간 7,000여톤의 온실가스를 줄였다.
사내 친환경 운동도 활발하다. SK텔레콤은 2008년 한 해에만 하절기 냉방온도 조정과 불필요한 조명 소등, 일회용 컵, 물 절약 등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친환경 사무실 경영 참여에 힘입어 전력, 가스 등 에너지사용량 감소로 2,371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어린 소나무 2만1,339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을 줄였다. 덕분에 약 4억여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
협력 업체들과 진행하는 SK텔레콤의 상생 역시, 윤리경영에서 출발한다. SK텔레콤은 특히, 협력사들과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윈ㆍ윈 파트너십'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공정한 협력 업체 선정과 계약, 운용 등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 2008년 12월부터 구매심의원회를 운영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구매심의위원회에서는 협력사와 계약 체결 및 가격 기준 결정 등을 사전 심의한다. 아울러 협력사들의 만족도 조사와 상생에 필요한 사각지대 진단 등을 위해 2008년부터 별도의 '고객만족지수'(BPI)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가동 중이다.
중소 협력업체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상생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2009년 6월 처음 선보인 상생펀드를 통해 협력사에 307억원을 지원한 SK텔레콤은 신보출연금 담보대출과 네트워크론 등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754억원을 대출, 총 1,061억원의 상생 자금을 제공했다.
협력사들의 독자 생존을 위한 교육 과정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이동통신에 관한 기초 지식과 정보기술(IT), 마케팅 등 100개가 넘는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우수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10여개의 오프라인 전문 IT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에도 협력사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온ㆍ오프라인 교육 지원은 물론, 휴면 특허 등을 공유함으로써 지적재산권에 대한 효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실적인 애로사항 해결 등을 목적으로 협력사를 직접 방문하는 '1대1' 미팅 프로그램도 연중 확대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과 사내 구성원, 주주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 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자사의 기업관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윤리, 상생경영 방침을 성실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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