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며, 미국 수출품이 환율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제품 가격이 인위적으로 올라가고, 그들의 제품 가격은 인위적으로 내려가는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며 "이런 문제가 무역경쟁에서 미국에 '엄청난 불이익'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 떠오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이 평가 절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중국에 대해 공정한 무역규칙을 강력히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중국 위안화에 대한 평가절상 및 중국 시장개방 문제를 긴급 현안으로 다루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면담 시사 등으로 급속히 냉각된 미중 관계가 한층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의 무역규칙을 더 강하게 집행하려는 것이 우리의 접근법"이라며 "필요한 것은 중국과 다른 국가들에게 상호주의 방식으로 그들의 시장을 개방하도록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규칙을 강력히 집행한 사례로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결정을 들면서 "이는 올바른 조치"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현재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며, 4월 재무부가 발표하는 환율 문제에 관한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조작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시장의 수출을 1% 포인트만 늘려도 미국 내 일자리가 수십만개에서 수 백만개 늘어난다"며 "이 것이 수년간 수출 중시 전략을 추진하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중국과 체결한 통상관계를 철회하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국과 기존의 통상협정을 거부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위안화 절상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자 대응에 나섰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위안화가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의 주요원인이 아니다"며 위안화가 적절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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