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결정력 부재, 수비불안의 이중고를 뚫어라.'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를 위해 4일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하지만 2008년에 이어 2회 연속 대회 우승을 노리는 '허정무호'의 발걸음이 가볍지 만은 않다.
대표팀 중앙과 측면 공격을 도맡아온 염기훈(울산)이 2일 목포시청과의 연습경기(5-2 승) 도중 갑작스런 왼 발등뼈 골절로 낙마하면서 가뜩이나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대표팀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 스페인 전지훈련을 통해 포백과 스리백을 혼용하며 다듬어온 수비 조직 역시 여전히 허점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안정된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대표팀으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염기훈의 공백은 대표팀 공격수들이 골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대표팀 복귀 후 7차례 A매치에서 여전히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동국(전북)이나 10년 만에 첫 태극마크를 단 노병준(포항) 역시 허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염기훈은 남아공과 스페인 전지훈련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9일 잠비아전(2-4)에서 김정우(광주 상무)의 만회골은 염기훈의 프리킥에서 비롯됐고, 목포로 이어진 전지훈련에서 연일 골 폭풍을 몰아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염기훈이 그 동안 대표팀 합류 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나마 새로 합류한 이근호(이와타)가 살아나고 있고, 김보경(홍익대)이 염기훈의 공백을 메우며 목포시청과의 연습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게 대표팀으로선 위안이다.
조용형(제주) 강민수(수원) 이정수(가시마) 오범석(울산) 등 수비진에 곽태휘(교토)가 가세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수비조직력으로 목포시청과의 연습경기에서 2실점하고 골대를 맞는 슈팅을 허용하는 등 위험한 장면을 연출했다. 허 감독도 "수비 호흡이 안 맞는 부분이 많았다. 서로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며 수비라인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홍콩(7일) 중국(10일) 일본(14일)과 풀리그를 치른다. 승점-골득실-다득점-승자승 순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대표팀이 공격과 수비의 이중고를 뚫고 대회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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