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계 핵심 의원들이 4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세종시 문제 등을 놓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찬에서 친박계 의원들의 세종시 수정안 반대 움직임을 염두에 둔 듯 "요즘 보니까 모두 전사(戰士)들이 되셨더라"며 격려의 발언을 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일부 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때의 세종시 약속을 어기게 됐다'고 비판한 점을 거론하면서 "의원들이 대정부질문을 잘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가 자신의 뜻에 따라 연일 세종시 수정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들을 단속하고 힘을 실어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참석자는 "박 전 대표의 표정이 매우 밝았는데, 일부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생일(2일)을 축하하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듣다가 측근 의원 몇 명에게 "오늘 점심 번개 하실래요"라고 제안해 즉석에서 오찬 일정이 잡혔다. 오찬엔 유정복 이성헌 이혜훈 한선교 구상찬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참석했다.
박 전 대표가 계파 의원들에게 '번개 모임'를 제의하는 일은 종종 있다. 하지만 최근 친이계와 친박계의 세종시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만큼 박 전 대표와 측근 의원들의 회동에 시선이 모아졌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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