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한라와 하이원이'비인기 종목'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 아이스하키의 자존심을 곧추 세우고 있다.
한라는 지난달 31일 안양링크에서 열린 2009~10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35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오지 이글스(일본)를 4-3으로 꺾고 승점 79점으로 정규리그 2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한라의 정규리그 2연패는 국내에서'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돼 냉대 받고 있는 아이스하키도 관심과 투자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세계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아시아리그 출범 초기만 해도 한라는 일본팀과 경기력에서 큰 차이가 났다. 지난해 해체된 세이부와의 첫 원정 경기에서 1-11의 참패를 당하는 등 두 자릿수 점수 차로 대패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한라는 정몽원 구단주를 비롯한 모기업의 꾸준한 지원 속에 성장을 거듭했고 '넘을 수 없는 벽' 같던 일본에 필적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올림픽 개최를 꿈꾸는 한국 동계스포츠는 큰 발전을 이뤘고 일반의 관심도 높아졌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쇼트트랙은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 밭이다. 스피드 스케이팅도 최근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고, 스키 점프와 봅슬레이까지 대중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아이스하키는 여전히 국내에서 '찬밥 신세'다.
한라의 정규리그 2연패는 아이스하키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호재다. 한라는 아시아리그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자랑한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7개 팀 중 가장 많은 180골을 터트리는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홈 경기가 열릴 때마다 안양 링크에 1,300여 명의 관중이 들어차는 까닭이다.
하이원도 승점 57점으로 닛코 아이스벅스(일본)를 따돌리고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이원은 정규리그에서 한라 다음으로 많은 146골을 기록했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지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한라와 하이원은 7일 오후 7시 안양링크에서 열리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한라와 하이원의 대결이 한국 아이스하키 부흥의 촉매제 노릇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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