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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도 간다/ 아체암퐁 건국이래 첫 출전…영국 스키장서 일하다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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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도 간다/ 아체암퐁 건국이래 첫 출전…영국 스키장서 일하다 배워

입력
2010.02.0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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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축구 등에서 월등한 실력을 뽐내는 아프리카는 동계올림픽에서는 변방이었다. 지리적 특성상 눈과 얼음은 먼 나라 얘기라 동계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전무했다. 가나 남자 알파인스키대표팀의 콰미 은크루마 아체암퐁(36)이 주목 받는 이유다. 아체암퐁은 가나 건국 이래 최초로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해 밴쿠버동계올림픽(12~28일ㆍ현지시간) 개막만을 기다리고 있다.

부모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유학하던 중 태어난 아체암퐁은 가나에서 사파리 가이드로 일하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후 2000년 영국으로 유학간 뒤 밀턴 킨즈의 실내스키장에서 접수원으로 밥벌이하다 본격적으로 스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어릴 때부터 축구와 테니스 등 갖가지 운동에 재능을 보였던 아체암퐁은 스키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아체암퐁은 불운만 없었다면 일찍이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도 있었다. 당시 아체암퐁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란대회에 나설 참이었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 출발하려던 비행기의 날개가 얼어 버리는 바람에 이륙이 불발됐고, 그대로 꿈을 미뤄야 했다. 좌절 대신 4년 뒤를 기약한 아체암퐁은 아르바이트로 벌어들인 쌈짓돈을 고스란히 훈련에 투자하며 와신상담했다.

"축구가 스포츠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가나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던 아체암퐁. 그는 지난해 알파인스키 세계선수권대회 대회전 59위에 오르는 등 시나브로 국제스키연맹(FIS) 포인트를 쌓은 끝에 137.5점으로 마침내 올림픽 출전권(120~140점)을 거머쥐었다.

아체암퐁은 자국 내 인공 슬로프 마련에 팔을 걷어붙이는 한편 동계올림픽협회를 조직하는 등 개척자로서의 임무에도 열심이다. 또 연습이나 대회 때마다 표범무늬 복장을 갖춰 눈표범(snow leopard)으로 불리는 아체암퐁은 별명에 걸맞게 눈표범 멸종 방지 캠페인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체암퐁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꼴찌를 면하는 게 목표"라면서 "언젠가 가나 선수가 20위 안에 드는 날도 반드시 올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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