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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50, 60대장년층에서 '눈중풍' 환자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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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50, 60대장년층에서 '눈중풍' 환자 크게 늘어

입력
2010.02.0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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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0, 60대 연령의 장년층에서 '눈 중풍'이라고 불리는 망막혈관폐쇄증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망막혈관폐쇄증은 방치하면 자칫 시력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다.

인천 한길안과병원은 2003~2009년 7년간 망막혈관폐쇄증으로 이 병원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3년 917명, 2004년 1,063명이던 환자수가 지난해엔 1,722명으로 크게 늘었다. 2009년 환자 수가 2003년에 비해 88% 증가한 것이다.

2009년 한 해 동안 망막혈관폐쇄증으로 내원한 환자 연령대는 주로 50, 60대였다. 60대가 517명으로 내원 환자의 30%를 차지했고, 50대가 480명으로 28%를 차지해 망막혈관폐쇄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50, 60대로 나타났다.

눈 속 혈관이 막혀 생겨

망막혈관폐쇄증은 망막혈관질환 중 당뇨병성 망막병증 다음으로 많이 발병한다. 망막혈관폐쇄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중풍(뇌졸중)과 같은 원리로 생긴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뇌졸중은 노화에 따른 뇌의 혈관 순환 장애로 인해 생긴다. 혈관 내 찌꺼기인 혈전에 의해 뇌혈관이 막혀 어느 날 갑자기 의식을 잃고 신체가 마비되는 것이다.

우리 눈도 마찬가지다. 우리 눈의 망막에 분포하는 혈관이 막히면 눈 속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눈에 생기는 중풍이라 해서 '눈 중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무런 통증 없이 갑자기 눈앞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보통 한 쪽 눈이 갑자기 잘 보이지 않는 것으로 시작된다. 경우에 따라 유리체(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무색 투명한 젤리 모양의 조직) 출혈이 동반돼 눈앞에 어른거리는 물체가 보이기도 한다.

치료 시기 놓치면 실명할 수도

망막혈관폐쇄증 여부는 세극등 검사로 쉽게 알 수 있으며, 병의 경중을 파악하기 위해 형광안저촬영과 망막단층촬영을 실시한다.

망막혈관폐쇄증은 짧은 시간에 시신경이 완전히 손상돼 실명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발생 2시간 내에 혈류공급을 재개하기 위해 즉각적인 처치를 해야 한다. 최근 혈전용해요법이 도입돼 치료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한 번 발병하면 치료해도 시력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아직 완전한 치료법은 나와 있지 않지만 약물요법과 레이저광응고술, 유리체강 내 주사요법, 유리체 절제술 등으로 황반과 망막의 붓기를 없애고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망막혈관폐쇄증의 합병증으로는 황반부 부종과 신생혈관 생성 등이 있다. 황반부 부종은 혈관이 막히면서 망막 중심부가 부어 시력이 떨어진다. 황반부 부종이 심하면 유리체강 내 주사요법과 레이저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망막에 생기는 신생혈관은 유리체 출혈을, 홍채에 생기는 신생혈관은 녹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 신생혈관이 생기면 신생혈관의 퇴행을 유도하는 레이저광응고술을 시도한다.

망막혈관폐쇄증을 치료했다고 해서 상태가 좋아지거나 시력이 바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치료가 늦으면 실명할 수 있으므로 빨리 치료를 해야 한다.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는 다른 질환도 함께 치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고, 반대쪽 눈에도 같은 병이 올 수 있다.

손준홍 한길안과병원 망막센터 진료부장은 "50세가 넘어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고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이 보이면 망막혈관폐쇄증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즉시 안과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 부장은 "고혈압과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사람은 눈의 변화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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