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이 6, 7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올라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1985년 데뷔한 휴스턴은 그래미상만 여섯 번을 받았고, 1억 7,000만장의 음반을 팔았다. 잡다한 수식어가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대형 가수다. 내한을 앞둔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휴스턴은 지난해 복귀하기까지 10년의 시간을 가수로선 빈칸으로 남겨놓아 많은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힙합 가수인 일곱 살 연하의 남편 바비 브라운의 가정폭력에 시달렸다는 뒷이야기는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나 그는 오랜 공백을 남 탓으로만 돌리지 않았다. 단지 "휴식기를 가졌다"고 말했다.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고, 모든 것이 굉장히 빠른 기차를 탄 것처럼 휙휙 지나갔습니다. 아이가 크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이 시간이 흘렀습니다. 인생이 그런 것 같습니다."
신산했던 지난 삶을 부인하진 않았다. 그는 "나의 가족들이 없었다면, 특히 나의 어머니와 나의 분신 같은 딸이 없었다면 힘든 시기를 극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딸은 이제 나와 항상 같이 숨쉬고 얘기하고 움직인다. 음악 작업을 할 때 언제나 스튜디오를 지키며 옆에서 나를 지원해준다"며 혈육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내비쳤다.
그는 앨리샤 키스, 비욘세 등 자신의 공백기를 대신 차지한 신진 팝 디바들에 대해서도 "재능있는 여성 가수들의 활동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애정을 나타냈다. 지난해 복귀 앨범 '아이 룩 투 유'를 키스와 공동 작업하게 된 사연도 전했다. "지나가는 얘기로 '언제 한 번 우리 같이 곡 작업해요'라고 말했어요. '그러죠'라고 대답하더니 다음에 만날 때 정말 곡을 써서 왔더군요. 음악을 들어보니 말 그대로 '와우'였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무대로 복귀하기 전 그는 "처음에는 확신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게 다 알맞게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했다. 스타로서의 자존심도 여전해 보였다. "음악산업이 많이 변했어도 사람들이 나에 대해 좋아하는, 노래 부르는 스타일을 바꾸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번 한국 공연은 휴스턴이 10년 만에 떠나는 정규 월드 투어의 첫 무대로 열린다. 그는 "나의 첫 무대의 첫 관객이 되어줄 한국 팬들에게 휘트니만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나와 오랫동안 투어 공연을 했던 팀과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보컬을 잘 살릴 수 있는 키보드를 영입하는 등 여러 음악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모두 60여명이 한국을 찾을 것입니다." 휴스턴은 3일 오후 입국한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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